미국의 멕시코산 제품을 향한 관세 부과 시도와 피아트크라이슬러(FCA)가 르노에 합병을 제안한 제안한 일이 모두 자동차산업의 저성장과 내부 변화 움직임을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됐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1일 “미국의 멕시코산 관세 무기한 연기와 피아트크라이슬러의 르노 합병 제안 철회는 개별적 사건이지만 기저에는 자동차산업의 저성장과 자국 산업·생태계를 보호하려는 의지, 미래차에 대한 부담 등이 얽혀 있는 사건”이라고 바라봤다.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성장세에 2017년 이후 제동이 걸리면서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자동차 생산이 타격을 받고 있다.
미국 등 각국 정부는 여러 지원정책과 규제를 통해 자국에 있는 생산시설을 유지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완성차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기존 생산시설을 감축하는 동시에 미래차 분야의 연구개발과 생산라인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불법 이민자 문제를 구실 삼아 멕시코산 모든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한 사건은 자동차산업의 이런 흐름들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송 연구원은 “미국의 멕시코산 제품 관세 부과 의사도 이민 문제가 촉발한 것이지만 미국에서의 자동차 생산량을 유지하고 확대하겠다는 큰 기조 속에서 해석할 수 있다”고 봤다.
완성차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피아트크라이슬러와 르노의 합병 시도는 미래차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자동차업계의 고민을 보여주고 있는 사건으로 해석됐다.
송 연구원은 “피아트크라이슬러의 르노 합병 제안은 피아트크라이슬러가 밝혔던 것처럼 커넥티비티와 전동화, 자율주행 등에 걸친 자동차산업의 폭넓은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라고 분석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최근 르노에 합병을 제안했지만 프랑스의 정치적 상황이 두 회사의 합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명백해졌다며 합병 제안을 공식적으로 철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