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금융인 카카오페이와 토스가 간편결제시장 성장에 힘입어 예수금 규모를 빠르게 키우고 있다.
두 회사의 예수금 규모가 올해 소형 저축은행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지만 공격적 마케팅 활동으로 적자 규모도 함께 커지고 있어 예수금 보호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카카오페이와 토스는 간편결제 계좌에 충전된 예수금 규모가 커지면서 예수금 규모가 웬만한 중형 저축은행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페이와 토스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각각 예수금 1299억 원, 586억 원을 보유했는데 2017년과 비교해 각각 카카오페이 246%, 토스 44%씩 급증했다.
지난해 말 저축은행들의 예수금과 비교하면 카카오페이 70위, 토스 76위 수준이다. 이런 가파른 예수금 증가세가 지속되면 올해 예수금 규모에선 저축은행 60위권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저축은행이 79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형 저축은행 수준까지 덩치가 커지는 셈이다.
간편결제시장 성장세를 감안하면 카카오페이와 토스의 예수금은 올해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간편결제시장이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국은행이 4월 발표한 ‘2018년 전자지급 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하루 평균 이용건수는 392만 건, 간편결제 하루 평균 이용금액은 1260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이용건수는 87.5%, 이용금액은 86.2% 늘었다.
다만 간편결제시장이 커지며 카카오페이와 토스의 적자 규모도 예수금 규모만큼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남아있다.
카카오페이와 토스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각각 960억 원, 44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7년보다 적자폭이 각각 253%, 14% 확대됐다.
간편결제시장이 커질수록 은행 결제망 이용료도 증가하고 있는 데다 두 회사가 간편결제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비용을 감수하고도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와 토스는 간편송금이나 간편결제가 이뤄질 때마다 은행에 은행 결제망 이용료로 400~500원을 지불하고 있다.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은행 결제망 이용료도 늘어나 적자를 줄이기 힘든 구조다.
게다가 두 회사 모두 충전된 예수금에 이자처럼 제공되는 ‘리워드’나 간편결제 이용금액에 따라 보상을 지급하는 이벤트 등 공격적 마케팅도 이어가고 있다.
간편결제, 송금 등은 서비스 자체로 수익이 나지는 않지만 이용자의 데이터를 모으고 향후 수익상품에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 수 확보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두 회사가 출혈경쟁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카카오페이와 토스 등이 해오던 리워드 이벤트를 유사수신행위로 지적하고 자제를 권고함으로써 간편결제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관리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와 토스의 예수금 규모가 저축은행 수준으로 커진 만큼 정부가 두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관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예수금 보호를 위한 직접적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 회사가 충전된 예수금을 지불하지 못하는 사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면서도 "저축은행만큼 규모가 커진 두 은행의 예수금 보호를 위해 간편결제회사 예수금을 예금자 보호대상으로 편입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예금보험공사는 간편결제회사 예수금을 예금자 보호대상으로 편입할 지를 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간편결제회사들의 예수금 규모가 커지면서 이용자 보호를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간편결제회사에 충전된 예수금이 은행 예금과 유사하지만 차이가 있어 해외사례를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