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가 AJ렌터카와 합병으로 렌터카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려 했지만 뜻밖의 돌발 변수가 생겼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동반성장위원회가 렌터카(자동차 단기대여 서비스) 사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함에 따라 SK네트웍스의 렌터카 사업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2019년 1월부터 대기업이 1년 미만 자동차 단기대여 사업의 확장을 금지하도록 했다고 11일 밝혔다. 중소렌터카 업체의 인수합병이나 대기업의 신규시장 진출도 막았다.
렌터카 1, 2위 업체인 롯데그룹의 롯데렌털과 SK그룹의 SK네트웍스, 그리고 SK네트웍스가 인수한 AJ렌터카가 이번 조치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동반성장위의 이번 조치가 대기업 렌털회사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지점 수는 회사의 영업력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지점 수 확대를 제한하는 규정을 만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규제가 SK네트웍스와 AJ렌터카와의 합병을 두고 중소기업 렌터카업체들이 강하게 반발해 논의를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네트웍스는 동반성장위의 조치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보이고 있다. 동반성장위의 규제는 ‘단기’ 자동차 대여 서비스를 대상으로만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SK네트웍스는 장기 자동차 대여 서비스를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다. SK네트웍스가 보유하고 있는 차량 가운데 88%가 장기용 렌터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SK네트웍스는 장기를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정책에 영향이 없다”며 “지점도 이미 많이 확보해뒀다”고 말했다.
하지만 SK네트웍스가 렌터카시장의 지배력 확대를 위해 AJ렌터카와의 합병을 결정한 만큼 단기 렌터카시장의 확장 가능성이 봉쇄된 점은 아쉬운 대목일 수밖에 없다.
SK네트웍스는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AJ렌터카가 보유차량의 30%를 단기용 렌탈에 쓰고 있는 만큼 SK네트웍스가 인수합병을 계기로 단기 렌터카사업 규모를 키우는 데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장기 렌탈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점과 생활패턴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SK네트웍스가 단기 렌탈시장에 눈길을 돌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주 5일 근무 정착과 더불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으로 회사 밖 생활이 길어졌고 여가 및 레저 문화의 사회적 관심이 예전보다 커지고 있어 단기 렌탈시장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SK네트웍스는 AJ렌터카 인수에 3천억 원이라는 거금을 들였고 AJ렌터카와의 합병을 통해 1위 렌터카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AJ렌터카 인수는 최신원 SK네트워크 회장이 2018년을 인수합병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신년사에 밝힌 뒤 올해 이뤄낸 유일한 성과이기도 하다. 회사 차원에서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SK네트웍스는 2019년 1월1일부터 AJ렌터카와 합병한다. 12일 AJ렌터카가 SK네트웍스 임원을 AJ렌터카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17일 이사회에 올리기로 확정하는 등 합병 작업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