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사장은 기동헬기 수리온과 경공격기 FA-50의 추가 수출 등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완제기 수출의 날개를 본격적으로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8일 인도네시아 국방부와 기본훈련기 KT-1 수출 계약을 맺으면서 2011년부터 이어온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완제기 연속 수출 기록을 1년 더 늘렸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001년 인도네시아에 KT-1을 처음 수출한 뒤 완제기사업에서 해외시장을 계속해서 확대해 왔다.
2010년대 들어서는 2011년 인도네시아(KT-1), 2012년 페루(KT-1), 2013년 이라크(T-50), 2014년 필리핀(FA-50), 2015년 태국(T-50), 2016년 세네갈(KT-1), 2017년 태국(T-50) 등 수출국과 기종을 다양화하며 7년 연속 해외에서 완제기 수주를 따냈다.
2018년 들어 최근까지 새로운 완제기 수출 계약을 맺지 못하면서 전망이 어두웠는데 김 사장이 8일 인도네시아에서 직접 계약서에 서명하면서 8년 연속 완제기 수출 기록을 이어갔다.
완제기 수출은 그동안 김 사장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과제로 꼽혔다.
김 사장은 감사원 관료 출신으로 분식회계와 방산비리 의혹 등으로 홍역을 치른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경영 정상화와 위상 회복을 위해 2017년 10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취임 뒤 ‘경영혁신위원회’를 구성해 경영 시스템 전반을 개선하는 등 경영 쇄신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지만 한국항공우주산업 실적에 큰 영향을 주는 완제기 수출을 놓고는 취임 1년이 지나도록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7월 해병대 기동헬기 마린온 추락사고로 수리온 수출이 지연되고 9월 기대감이 컸던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 수주마저 무산되자 경영능력까지 의심받았다.
국회 국방위원회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10월26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열린 국정감사 현장점검에서 “마리온 사고와 미국 고등훈련기 수주 실패를 보면 경영방식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감사원 출신인 김 사장의 경력을 문제 삼기도 했다.
김 사장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사업 본연의 성과를 압박받던 상황에서 이번 계약을 통해 부담을 조금 덜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김 사장은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완제기 수출을 더욱 확대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그는 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고 있는 방산전시회 인도디펜스(Indo Defense 2018)에서 진행한 국방부 공동취재단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에 수리온 24대와 FA-50 16대를 추가로 수출하는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리온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개발한 기동헬기로 인도네시아 수출을 성사하면 국내 방산업체가 완성헬기를 수출한 첫 사례가 된다.
▲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인도네시아에 수출한 KT-1B. <한국항공우주산업>
FA-50은 고등훈련기 T-50을 개조해 만든 경공격기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014년 3월 필리핀 이후 지금껏 FA-50 수출을 성사하지 못했다.
FA-50은 한국항공우주산업가 보유한 완제기 가운데 가장 가격이 비싼 것으로 알려져 인도네시아 수출을 성사하면 실적 확대에도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014년 당시 필리핀에 FA-50 12대를 수출하며 4억2164만 달러 규모의 수주계약을 맺었다. 한 대당 3510만 달러 수준으로 8일 인도네시아와 계약한 KT-1의 한 대 가격인 800만 달러보다 4배 이상 비싸다.
국내에서도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수출과 관련해 우호적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국방부는 7월 마린온 사고 이후 운항이 전면 중지됐던 수리온의 비행을 최근 단계적으로 시작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관계자는 “동아시아와 중남미 등을 대상으로 노후한 완제기를 대체하기 위한 신규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완제기 수출 성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는 한국의 주요 방산 수출지역인데 섬으로 구성된 나라가 많을 뿐더러 주변국인 중국 등과 영토 분쟁에 따른 군비 확장으로 완제기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