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장이 문 대통령의 공정경제 전략회의에 참석해 이를 소개한 것은 정 부회장의 상생을 향한 경영철학이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상생은 정부와 유통업계 사이에서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가치다. 최근 정부 기조는 상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이익을 함께 나누는 '협력이익 공유제'를 놓고 논의가 불붙은 상황이다.
유통업계는 거대자본을 갖춘 대기업과 중소기업, 1인기업들이 혼재되어 한 시장에서 뛰고 있다. 이 때문에 대기업은 서민들의 먹거리를 뺏는다는 비판을 피하기가 어려워 제아무리 상생을 외쳐도 진의를 의심받을 때가 많다.
정 부회장도 마찬가지다.
정 부회장은 2017년 말 이마트 직원식당 3곳의 운영을 계열사인 신세계푸드에서 중소기업인 엘에스씨푸드로 바꾸면서 상생경영을 실천했다. 이는 당시 홍보실도 모를 정도로 조용히 이뤄졌는데 문 대통령과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대표가 직접 발언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하지만 동시에 이마트는 이마트24 근처에 노브랜드 매장이 들어서면서 가맹점주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익을 내기 위해 이마트가 거느린 브랜드들이 상권을 나눠먹기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공정경제 전략회의가 별마당 도서관에서, 이 사장의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은 정 부회장의 상생이 빈말은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정 부회장은 김 전 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불확실한 경제도 문제지만 모바일쇼핑, 1인가구 증가 등 시장이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어 항상 절박한 위기를 품고 있다”면서도 “신세계그룹과 협력업체의 성장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소외계층까지 배려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사업모델과 시스템 구축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이 성장과 상생을 모두 잡을 묘안을 낼 수 있을까. 그의 상생 의지는 실천을 통해 '진심'으로 남게 될까.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