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포트 마이어스 주민들이 허리케인 '밀튼'에 침수된 시내에서 대피소에 피신해 있는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허리케인 ‘밀튼’이 플로리다주 탬파만 일대에 상륙해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밀튼은 다른 허리케인들이 일반적으로 따르는 경로와 다른 방향으로 상륙했는데 미국 연구진들은 기후변화가 이 같은 변화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10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밀튼이 플로리다주 탬파만에 상륙해 약 2백만이 넘는 가구에 정전 사태를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탬파만 인근 일대에서는 높이 1.5미터가 넘는 태풍 파도가 관측되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밀튼은 플로리다주 연안에 도착해서도 높은 강도에 드는 3급을 유지하고 있다. 허리케인이 이처럼 위력를 유지한 채 플로리다주에 상륙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로시마르 리오스 베리오스 미국 국립 대기연구센터 연구원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플로리다를 동서로 관통하는 밀튼의 경로는 매우 예상치 못한 일”이라며 “생성부터 다른 허리케인들과 다르게 진행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통상적으로 미국에 상륙하는 허리케인들은 아프리카 옆 대서양 한복판에서 형성을 시작한 뒤 서쪽으로 가는 경로를 거쳐 미국으로 북상한다. 이 때문에 허리케인들은 주로 텍사스주나 루이지애나주 등으로 방향을 잡게 된다.
그런데 이번 밀튼은 카리브해 일대에서 빠른 속도로 형성된 뒤 루이지애나가 아니라 플로리다주를 관통하는 경로를 잡았다.
베리오스 연구원은 “기후변화가 열대성 저기압들에 주는 영향과 관련된 연구는 지금도 많이 진행되고 있다”며 “다만 아직 우리는 기후변화가 태풍 진행 경로에도 변화를 주는지에는 구체적 증거를 찾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상부 대기권에 형성된 저기압 시스템이 밀튼을 멕시코만에서 밀어내 동쪽으로 방향을 잡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제트기류 등 대규모 조항 패턴에 잠재적으로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안드라 가너 로완 대학 기후변화 영향 연구교수는 블룸버그를 통해 “밀튼처럼 동쪽으로 빠져 나가는 허리케인들은 과거에도 몇 차례 있었으나 이 정도로 강력한 형태를 유지한 채 상륙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가너 연구교수는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이 특이한 허리케인 경로는 허리케인이 잠재적으로 더 위험해지고 있다는 사실과 결합돼 위험성을 더 높인다”며 “우리는 이제 과거에 허리케인을 볼 수 없어던 곳에서도 대비를 해야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