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왼쪽 2번째)가 25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경영진과 함께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게임을 성공시키는 것 자체보다 그 성공이 의도된 것인지, 재현가능한 성공인지가 더욱 중요하다. 우리는 설립 이후 10년 동안 3개 작품을 모두 성공시켰다. 이런 성공 DNA를 통해 앞으로 만들어낼 게임 또한 성공시킬 것이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코스피시장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시프트업이 3조 원대 몸값을 목표로 코스피 상장작업을 본격화하는 데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시프트업은 가장 먼저 올해 4월 출시한 신작 '스텔라 블레이드'의 성과를 강조하면서 간담회를 시작했다.
발표를 맡은 안재우 시프트업 최고재무관리자(CFO) 상무는 “시프트업의 첫 ‘AAA게임(대형 게임사가 대량의 제작비를 투입한 신작)’인 스텔라 블레이드는 매우 성공적으로 출시됐다”며 “출시 이후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콘솔 시장에서 누적 판매량이 현재 100만 장을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IPO 간담회에서 일반적으로 기업에 대한 소개나 업계의 성장성 등으로 행사를 시작하는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승리의 여신: 니케’가 시프트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7.6%로 절대적인 상황에서 매출 다변화와 향후 성장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읽혔다.
시프트업은 니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하나의 게임에 의존하는 ‘원 게임 리스크’를 벗어나기 위해 다음 작품인 스텔라 블레이드의 성공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안 상무는 “4월 스텔라 블레이드 출시 이후 초기단계인 만큼 계속해서 판매량이 누적되고 있다”며 “스텔라 블레이드의 객관적 지표는 글로벌 대형 타이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으며 향후 판매 잠재력 역시 크다”고 강조했다.
안 상무는 시프트업의 대표작인 승리의 여신: 니케의 경쟁력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니케는 2022년 출시된 3인칭 슈팅 액션 롤플레잉 모바일 게임이다.
안 상무는 “시프트업의 또 다른 대형 지적재산권(IP) 니케는 출시 3년차인 올해 지난해와 비교해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올해 1~4월 매출을 연환산했을 때 지난해 매출 규모를 넘겼다”고 말했다.
시프트업은 출시작의 연이은 흥행으로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686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55%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111억 원에 이른다.
시프트업은 기존 흥행작과 성장성을 무기로 공모 희망가 상단 기준으로 3조4815억 원의 ‘조 단위’ 기업 가치를 노리고 있다.
시프트업이 원하는 공모가를 인정받을 경우 시프트업은 국내증시에 상장한 게임기업 가운데 4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기업이 된다.
다만 경쟁기업과 비교했을 때 기업가치가 높은 수준에 속하는 만큼 몸값에 대한 고평가 논란도 함께 불거지고 있다.
시프트업이 승리의 여신: 니케에 대한 실적 의존도가 높다는 점과 게임기업의 실적이 매번 기존 흥행작의 진부화와 신작게임의 흥행여부에 희비가 엇갈리는 등 실적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 등이 고평가 논란의 이유로 꼽힌다.
이 점을 두고 김형태 대표는 향후 신작 게임 또한 성공을 이뤄내겠다며 시프트업의 성장 가능성을 자신했다.
▲ 25일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가 기업공개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김 대표는 국내 1세대 유명 게임 원화가 가운데 한 명이다. 1997년 게임 원화가로 데뷔해 27년가량 게임 개발업계에 몸담아 왔는데 엔씨소프트에서 아트 디렉터를 맡았던 '블레이드 앤 소울'이 대표작이다.
김 대표는 2013년 엔씨소프트를 떠나 시프트업을 설립하면서 기업가로 변신했다.
본인의 그림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모바일 게임 데스티니 차일드와 승리의 여신: 니케가 연달아 성공을 거두면서 시프트업을 10여 년 만에 기업가치 3조 원을 노리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김 대표는 “시프트업은 10년 동안 모바일게임 2개, 콘솔게임 1개 등 출시한 3개 게임에서 모두 성공을 거뒀다”며 “개인적으로도 8개 정도의 타이틀을 1위로 올려놓은 경험이 있다”고 성공 경험을 강조했다.
개발자 중심의 문화를 강조하면서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점도 내세웠다.
김 대표는 “게임은 개발자가 만드는 것으로 상장 이후 높아진 브랜드 가치를 활용해 실력 있는 개발자들을 많이 영입하겠다”며 “시프트업은 향후 게임 개발사로서 정체성을 잃지 않고 무분별한 확장보다는 확실하게 성공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신중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시프트업은 전량 신주로 725만 주를 공모한다. 공모 희망 범위는 4만7천~6만 원이다. 27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7월2~3일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이후 7월 중 코스피시장에 상장할 계획을 세웠다. 공동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JP모건이 맡았고 신한투자증권이 인수사로 참여한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