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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국산 서브컬처 게임, 글로벌 흥행 성패는 '현지화'에 달렸다

이동현 기자 smith@businesspost.co.kr 2024-11-01 17: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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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서브컬처 게임(만화·애니메이션풍의 그래픽을 사용한 게임) 시장이 커지고, 주요 게임이 세계 시장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서브컬처 게임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기존에는 이 장르 게임이 다른 장르보다 이용자 충성도가 높아 흥행을 유지하기 쉽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왔다. 하지만 시장 경쟁이 급속도로 치열해지고 세계적으로 대작들이 다수 등장하면서, 앞서 흥행에 성공한 게임조차 이를 장기간 유지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쏟아지는 국산 서브컬처 게임, 글로벌 흥행 성패는 '현지화'에 달렸다
▲ 위메이드의 횡스크롤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로스트소드(왼쪽 위)', 넷마블의 오픈월드 액션 RPG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오른쪽 위)', 웹젠의 턴제 RPG '테르비스(왼쪽 아래)', 빅게임 스튜디오의 액션 RPG '브레이커스' 이미지. <각사 >

이에 따라 서브컬처 게임의 운영 관리 중요성이 부각되고, 특히 서비스 지역에 맞춰 철저한 현지화가 필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게임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게임사들은 2024년 4분기를 시작으로 잇달아 서브컬처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서브컬처 게임을 선보일 곳은 위메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올해 4분기 출시를 목표로 횡스크롤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로스트소드'를 개발하고 있으며, 10월 초 최종 테스트 참가자를 모집했다.

이어 넷마블은 2025년 6월 출시를 목표로 오픈월드 액션 RPG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을 개발하고 있다. 또 오는 11월14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4'에 미공개 신작 '몬스터 길들이기: 스타 다이브'를 출품한다.

웹젠은 원래 2024년 내 출시하기로 했던 턴제 RPG '테르비스'를 2025년으로 출시 시기를 연기했다. 넥슨의 서브컬처 게임 '블루아카이브'와 마찬가지로 일본에 먼저 출시한 후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회사는 오픈월드 액션 RPG '드래곤소드'도 지스타 2024에서 최초로 공개하며, 시연까지 진행한다.

엔씨소프트와 펄어비스가 각각 120억 원, 370억 원씩 투자한 '빅게임 스튜디오'는 2025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액션 RPG '브레이커스' 제작하고 있다. 개발사 측은 2024년 9월 일본 도쿄 치바현 '마쿠하리 멧세' 전시장에서 진행된 일본 최대 게임쇼 '도쿄게임쇼 2024'에 이 게임을 출품하기도 했다.

시프트업은 2027년 출시를 목표로 서브컬처 게임 '프로젝트 위치스'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가 2024년 7월1일 공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현재 게임의 개발 인원은 약 30~40명 정도로 추정된다.

목표 출시 일정조차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른 주요 국내 게임사들도 서브컬처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넥슨은 산하 개발 계열사 '넥슨게임즈'에서 블루아카이브를 이을 '프로젝트 RX'를 제작하고 있다. 10월30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공개한 오픈월드 액션 RPG '던전앤파이터: 아라드'도 서브컬처 게임 쪽으로 개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키즈나 셀'이라는 자체 개발 조직에서 캐릭터 수집형 RPG '프로젝트 C3'을 개발하고 있다. 셀은 크래프톤에서 10∼20명 안팎의 소규모 조직에 붙이는 이름이다.

카카오게임즈는 개발 계열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이번 지스타에서 서브컬처 육성 게임 '프로젝트 C'의 구체적 모습을 처음 공개한다.

스마일게이트는 소규모 개발사의 '비주얼 노벨' 게임들을 자체 플랫폼 '스토브'나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 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비주얼 노벨은 글과 간단한 2D·3D 그래픽 움직임만으로 게임이 진행되는 서브컬처 게임이다.

서브컬처 게임 시장은 다른 장르의 게임보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전체 게임 시장의 평균 성장률은 5.2%, 모바일 게임 시장 평균 성장률은 7.8%를 기록한 반면 서브컬처 게임 시장은 평균 16.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쏟아지는 국산 서브컬처 게임, 글로벌 흥행 성패는 '현지화'에 달렸다
▲ 넷마블이 2024년 5월8일 글로벌 출시한 서브컬처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대규모 개발비를 들였음에도 출시 5개월 이후 이용자 지표가 크게 하락했다. <넷마블>

문제는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빠르게 서비스를 종료하는 게임도 늘어나고 있고, 중국 게임 개발사 '미호요'를 제외하면 계속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업체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미호요가 개발한 게임으로는 오픈 월드 RPG '원신', 턴제 RPG '붕괴: 스타레일', 액션 RPG '젠레스 존 제로' 등이 있다.

국산 서브컬처 게임 가운데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게임은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와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 정도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 개발한 서브컬처 대작이 흥행을 장기간 유지하지 못하는 사례도 쉽게 발견되고 있다. 최근 기준 넷마블이 5월8일 출시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나 중국 개발사 '쿠로게임즈'가 5월22일 출시한 '명조'를 예로 들 수 있다.

두 게임은 2024년 5~6월 구글·애플 양대 앱 마켓에서 서브컬처 게임 가운데 매출과 일간활성이용자수(DAU) 모두 1, 2위를 다퉜지만, 올해 10월 기준 이용자 수가 각각 50~60%씩 줄었다.

미래에셋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서브컬처 게임은 애니메이션 팬층과 이용자 층을 상당 부분 공유하기 때문에 스토리 진행을 통한 몰입이 다른 장르 게임보다 중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지화 작업에서는 어색하지 않은 번역, 더빙 가이드(느낌을 살린 성우 녹음), 지역 문화적 요소와의 융화 등이 중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실제 많은 이용자는 미호요 게임이 글로벌 흥행을 거두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현지화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점을 꼽았다. 미호요는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 모두에 대해 출시 초기부터 높은 품질의 14개 언어 번역과 4개의 음성 더빙을 지원하고 있다.

반대로 명조 운영진이 올해 8월에 지표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실시한 이용자 간담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지적된 사항은 '어색한 번역'과 '이해할 수 없는 세계관'이었다.

또 블루아카이브 운영진은 10월18일 한국과 글로벌 서비스 3주년을 기념하는 '키보토스 라이브' 방송에서 대만을 중국과 분리해 소개함으로써 중국 이용자 분노를 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들이 준비하고 있는 게임 가운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서브컬처 게임이 늘고 있다"며 "서브컬처 게임은 다른 게임보다 몰입도가 큰 만큼 현지화에더 신경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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