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가 레저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성경 부회장은 2020년까지 세계 10대 호텔기업에 들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호텔뿐 아니라 리조트와 골프장 인수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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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 |
박 부회장은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레저시설을 싸게 사들인 뒤 리모델링을 통해 정상화하는 데 수완을 보여왔다.
23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가 서울 우이동 ‘더파인트리앤스파 콘도’의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랜드는 1600억 원의 인수가격을 제시해 조만간 본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파인트리는 최고 7층 높이의 14개 동에 332실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북한산 국립공원 안에 자리잡아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들의 반발을 산 적이 있을 정도로 빼어난 자연경관을 갖추고 있다.
파인트리는 쌍용건설이 건축에만 2천억 원을 들였다. 또 자산을 담보로 기업어음 1500억 원 이상이 발행됐다. 이자 등 모든 비용을 합치면 6천억 원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파인트리는 2012년 시행사와 서울시의원 사이에 비리의혹이 터지면서 공사가 중단돼 '유령 리조트'로 전락했다. 사업재개를 위해 여섯 차례나 공매에 부쳐졌지만 번번히 유찰돼 흉물로 변해가고 있다.
이랜드는 지난 12일 기업회생절차가 진행중인 ‘오투리조트’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강성민 이랜드파크 대표는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함께 오투리조트를 방문해 기업현황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인수희망업체들로부터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오투리조트는 2008년 4300억 원을 들여 개장했다. 그러나 오투리조트도 수익을 내는 데 실패해 강원도 태백시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랜드는 최근 LIG건설이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중심가에 지은 ‘글로리콘도’ 자산 인수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회장이 최근 들어 부실한 리조트를 인수하는 데 속도를 내는 것은 이랜드를 2020년까지 150개 숙박시설과 1만8천 개의 객실을 갖춘 세계 10대 호텔기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와 관련이 있다.
박 부회장은 “이랜드는 안 되는 건물을 사서 새롭게 만드는 작업을 잘 한다”며 “파리 날리는 호텔이나 리조트를 변신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지난해 4월 풍림리조트 경기도 청평점과 제주점 두 곳을 인수했다. 또 지난해 6월 제주도에 5성급 호텔인 켄싱턴제주호텔을 열었다.
이랜드는 2013년 예지실업이 보유했던 스키리조트인 ‘베어스타운’ 지분 50%를 인수하기도 했다. 당시 베어스타운은 2년 연속 적자를 내며 재무상태가 악화한 상태였다.
이랜드는 지난해 11월 베어스타운을 재개장해 스키 시즌권을 판매했다. 지난달 타워콘도를 새단장해 슬로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호텔 방식으로 꾸미는 등 리조트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레저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랜드가 각 지역의 죽어가는 리조트를 되살리려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취약한 재무상태에 빠져 있는 건물들을 인수한 만큼 수익성 고민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골프장 인수에도 나서고 있다. 이랜드는 지난 17일 기업회생 절차에 있는 ‘광릉포레스트 CC’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랜드는 인수가격으로 500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