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루머와 음해가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펙사벡’ 개발은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올해 3월 신라젠 주주총회에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펙사벡’을 둘러싼 소문을 놓고 모두 ‘거짓’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문 대표의 발언 이후에도 신라젠은 임상 실패 등 끊임없는 소문에 휘말렸다.
신라젠은 홈페이지를 통해 일일이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을 완전히 잠재우지는 못했다.
문 대표가 이런 상황이 더 이상 되풀이되는 걸 막아야겠다고 결심한 것일까?
신라젠은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인 주주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신라젠 관계자는 “기업설명회는 비공개로 진행됐고 개인주주 200여 명이 초청돼 현재 회사와 관련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며 “문 대표는 사정상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신라젠이 기관투자자들이 아닌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라젠은 그동안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열어왔다. 8월 말에는 홍콩 및 싱가포르에서 해외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열고 투자 유치를 타진했다.
그러나 이번 기업설명회는 투자 유치가 목적이 아니다.
신라젠이 시장에서 각종 악성 소문들이 반복해서 확산되고 있기에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 기업설명회를 여는 것이다.
신라젠은 올해 7월 중순부터 악성 소문이 확산되면서 주가가 연일 급락했다.
신라젠에서 퇴사한 지성권 부사장 소식과 연관지어 임상 실패 소문이 퍼졌고 신라젠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나설 것이라는 말도 나돌았다.
신라젠은 7월19일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회사의 핵심인 임상시험은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소문도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신라젠은 7월23일에도 다시 홈페이지를 통해 “사실무근”임을 거듭 부인했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투자자들은 불안에 떨었고 신라젠 주가는 7월25일 4만6300원에 장을 마치며 연중 최저치를 보이기도 했다.
신라젠을 둘러싼 의혹과 소문들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신라젠은 9월3일 중국에서 펙사벡 임상3상 환자 등록을 시작했는데 이를 놓고서도 중국 임상계획 변경 등 각종 의혹들이 나돌았다.
신라젠은 9월7일 홈페이지를 통해 “2016년 1월 첫 임상 환자가 등록된 뒤 순항 중이고 애초 임상에서 계획했던 총 실험 대상자 600명도 변함이 없다”며 또 다시 해명에 나서야했다.
문 대표는 이번 기업설명회를 통해 신라젠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소문들이 가라앉기를 바라고 있다.
펙사벡 임상3상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신라젠은 임상3상 결과가 긍정적이라는 암시를 시장에 보내고 있다.
신라젠은 애초 올해 8월에 무용성 평가발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무용성 평가는 개발 중인 약이 치료제로서의 가치가 있는지를 따져 임상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신라젠은 8월23일 무용성 발표 시점을 연말로 미룬다고 밝혔다. 신라젠은 이와 관련해 “펙사벡을 투여 받은 환자들의 생존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임상 데이터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도 신라젠이 직접 개인 주주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열고 소문 해명에 적극 나서겠다는 태도를 보이자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라젠 주가는 기업설명회 개최를 앞두고 상승세를 탔다.
9월12일 11.15% 급등했고 13일에도 2.36%가 올랐다. 14일에도 7.38% 급등한 9만3100원에 장을 마쳤다. 신라젠 주가가 9만 원을 넘은 것은 올해 4월23일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