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이 편의점업계 구조조정의 도화선이 될까?
편의점업계의 고질적 문제인 공급 과잉이 최저임금 상승과 맞물리면서 올해부터 국내 편의점업계에서 구조조정이 벌어질 가능성이 떠오른다.
▲ 편의점업계의 고질적 문제인 공급과잉이 최저임금 상승과 맞물리면서 올해부터 국내 편의점업계에서 구조조정이 벌어질 가능성이 떠오른다. |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미니스톱이 매각설을 부인했지만 여전히 매각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미니스톱은 매각설이 불거지자 바로 다음날 “결정되지 않았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매각설에 휘말리는 한국미니스톱의 현 상황은 국내 편의점업계가 놓인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국내 편의점업계에서 위기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나친 출점경쟁으로 기존 편의점의 성장세가 멈췄고 최저임금 인상 등 외부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그동안 여러 차례 편의점 포화설, 위기설이 제기됐지만 지금 편의점업계를 둘러싼 분위기는 예전과 다르다.
편의점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주가, 상반기 출점 수 등 대부분의 수치가 편의점업계의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신규 편의점 성장률은 6%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주요 5개사의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1~4% 수준에서 올해 1%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편의점 위기의 근본적 원인은 지나친 출점 경쟁이다.
지난 3년 동안 편의점 수는 연 평균 15% 증가했다.
전국 편의점 수는 올해 초 이미 4만 개를 넘었다. 창업이 쉽다는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대거 뛰어든 탓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2년 편의점의 도보거리 250m 이내 출점을 제한했다가 2014년 이 규정을 폐지하면서 출점 경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2016년 3만 개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 초 4만 개도 넘어섰다.
앞으로 일부 편의점들이 문을 닫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단순한 폐업을 넘어 산업 전반에서 구조조정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8년과 2019년은 편의점 구조조정의 시기”라며 “공급과잉이 최저임금 상승과 맞물리면서 구조조정의 폭을 크게 하고 속도를 빠르게 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핵심은 신규 공급 축소, 비용 효율화, 가맹점주 지원금 확대”라며 “지원금 집행 여력 등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중소형 편의점들의 시장 점유율은 크게 하락할 수 있는 반면 규모가 커 효율화 여력이 큰 편의점들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바라봤다.
한국미니스톱 매각설도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한국미니스톱은 편의점 빅3인 BGF리테일, GS리테일, 코리아세븐은 물론 이마트24에게도 뒤처지고 있다. 점포 수는 이미 이마트24에 따라잡혔고 매출과 시장 점유율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 있다.
한국미니스톱이 매물로 나온다 해도 적당한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시장에서 아예 도태될 수도 있다.
현재 국내 편의점회사 가운데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할 만한 여력이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상위 사업자인 BGF리테일과 GS리테일, 코리아세븐은 무리해서 인수할 동기가 부족하고 이마트24는 아직 적자를 내고 있는 데다 한국미니스톱과 달리 매출 규모와 관계 없이 월회비를 정액으로 받고 있어 사업구조에 차이가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