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등 롯데그룹 계열사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정보통신이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롯데정보통신이 16일 공모가를 2만9800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롯데정보통신 수요예측에 국내외 423개 기관이 참여했다. 경쟁률은 79.33대 1이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수요예측 결과 희망 공모가 밴드 2만8300~3만3800원에서 3만1천 원 이상 가격을 신청한 기관이 72%를 넘었지만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시장친화적으로 공모가를 정했다"며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올려 주주와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정보통신은 17~18일 청약을 받는다. 확정된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4300억 원 규모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롯데제과에서 분할된 롯데지주가 출범한 뒤 이뤄지는 첫 계열사 상장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롯데그룹 계열사 가운데 2006년 상장한 롯데쇼핑 이후 12년 만에 상장하는 계열사이기도 하다.
롯데정보통신은 1996년 설립된 롯데그룹의 SI(시스템통합) 회사로 롯데그룹 계열사의 시스템 운영 등을 맡고 있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커질수록 롯데정보통신 규모도 커지는 구조다.
롯데정보통신 지분은 롯데지주가 100% 보유하고 있으며 1분기에 매출 1529억 원, 영업이익 77억 원을 거뒀다.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을 놓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롯데그룹의 지주사체제 전환 이후 이뤄지는 첫 번째 계열사 상장이라는 점에서 좋은 주가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매출 대부분이 롯데그룹 계열사와 거래에서 나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롯데쇼핑과 롯데지주를 비롯한 롯데그룹 주가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다는 점도 앞으로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롯데정보통신이 이번에 공모가를 다소 낮게 책정한 것도 롯데그룹 계열사의 주가 흐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롯데쇼핑은 2006년 공모가 40만 원으로 상장됐는데 12년이 지난 현재 주가는 20만 원대에 머물고 있다. 16일에는 20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공모가에서 반토막난 셈이다.
롯데지주 주가 역시 지난해 10월30일 재상장해 7만400원에 장을 마감했는데 8개월 만에 5만 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롯데정보통신의 성공적 상장 여부는 앞으로 줄줄이 계획된 계열사 상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에서 롯데컬처웍스, 코리아세븐, 롯데건설, 롯데지알에스 등이 앞으로 상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그룹의 IT 투자금액 비중이 2017년 기준으로 롯데그룹 전체 매출의 0.97%에 그친다”며 “다른 그룹의 IT 투자금액 비중이 1~2%라는 점을 볼 때 앞으로 그룹의 IT 투자금액 확대에 따른 안정적 수혜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17년 롯데지주가 출범한 뒤 계열사 상장의 첫 단추이자 신규 상장 기준으로는 2006년 롯데쇼핑 이후 상장하는 롯데그룹의 첫 계열사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롯데정보통신은 공모자금을 활용해 기술 고도화, 4차산업혁명분야 신기술 개발, 글로벌사업 확대에 나선다.
다만 롯데정보통신은 다른 대기업 SI 회사들이 그렇듯이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매출의 92.9%인 6419억 원이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나왔다. 다만 총수일가 지분율이 0%라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는 받지 않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