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8-07-16 15: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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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선사들이 소형 컨테이너선을 대규모 발주할 가능성이 있어 현대미포조선이 수혜를 볼 수도 있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만 선사 에버그린과 완하이라인, 양밍 등이 올해 소형 컨테이너선을 최대 66척 발주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 한영석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사장.
이들 3개 선사가 계획대로 선박을 발주한다면 계약금액만 모두 15억 달러가 훌쩍 넘을 수 있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에버그린은 24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급 컨테이너선과 1800TEU급 컨테이너선을 각각 최소 4척에서 최대 12척 발주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크기 별로 12척씩 발주된다면 계약금액은 최대 7억4천만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에버그린은 컨테이너선을 건조할 조선사로 한국과 일본, 중국, 대만 조선사를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그린의 경쟁 선사인 완하이라인도 2800TEU급 컨테이너선과 1900TEU급 컨테이너선을 발주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완하이라인은 2800TEU급 컨테이너선을 8~12척, 1900TEU급 컨테이너선을 12~16척 발주하려고 한다고 트레이드윈즈는 보도했다.
양밍이 2800TEU급 컨테이너선을 확정적으로 10척 발주하고 향후 4척을 더 추가발주할 수 있다는 옵션계약을 걸어두려고 한다고 트레이드윈즈는 전했다.
현대미포조선이 한국 조선사 가운데서 가장 유력한 수주 후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사들은 주로 대형 선박을 건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반면 소형 컨테이너선부문에서는 현대미포조선이 가장 안정적으로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에버그린 등이 선박을 인도받는 시점을 앞당기고 싶어하는 점도 현대미포조선에 유리한 요소인 것으로 파악된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이 올해 소형 컨테이너선 12척을 팬오션과 일본 선사들로부터 수주했다”며 “일본 선사들이 현대미포조선에 발주한 까닭은 인도시점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인데 이번 수주전에서도 현대미포조선이 유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소형 컨테이너선.
에버그린은 2020년 초까지 소형 컨테이너선을 최대한 서둘러 인도받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때까지 납기 일정을 맞출 수 있으면서도 소형 컨테이너선 건조실적이 많은 조선사는 많지 않은 것으로 트레이드윈즈는 보도했다.
현대미포조선은 한 선사로부터 컨테이너선을 여러 척 수주하면 반복 건조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데다 소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면 도크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볼 수도 있어 이번 수주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조선사는 똑같은 사양의 선박을 여러 척 건조하면 설계 비용 등을 아낄 수 있어서 선박 건조 원가를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현대미포조선이 에버그린 등에서 일감을 확보한다면 똑같은 크기와 사양의 컨테이너선을 여러 척 건조하면서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다는 말이다.
양형모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의 도크는 5만 톤급 선박 옆에 3.7만톤 급 이하 선박이나 2천TEU급 이하 컨테이너선을 함께 건조할 수 있는 구조”라며 “현대미포조선이 소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면 도크의 빈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 수익성이 좋아진다”고 분석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들어 상반기까지 신규수주가 10억2천만 달러에 그치고 있다. 올해 수주목표 30억 달러의 34%를 간신히 달성한 만큼 올해 하반기 소형 컨테이너선 수주에 온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