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이후 첫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잠재 부실을 한꺼번에 회계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에 새 최고경영자(CEO)가 부임하면서 대우건설이 빅배스를 실시할 우려감이 있다”고 내다봤다.
대우건설은 2분기 실적 발표일정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최근 3년 동안 7월 말에 2분기 실적을 공시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에도 7월 말에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2분기 실적은
김형 사장이 대우건설 대표이사에 오른 뒤 처음으로 내놓는 실적이다.
대우건설이 그동안 대표이사 사장의 교체시기마다 대규모 손실을 터는 ‘빅배스’를 실시했기 때문에 빅배스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전망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2010년과 2013년, 2016년에 이어 올해 초에도 해외사업의 잠재부실을 회계에 대거 반영하는 빅배스를 실시했다.
다른 대형건설사들이 2010년 초반에 한 번씩 대규모 손실을 털어냈던 것과 비교할 때 대우건설의 빅배스는 유독 잦다.
특히 2013년과 2016년 있었던 빅배스는 모두 대우건설의 최고경영진 교체시기와 맞물린다.
대우건설은 2013년 1~3분기에 누적 영업이익 3242억 원을 냈다. 하지만 2013년 4분기 실적에 잠재부실을 한 번에 털어내며 한 해 누적으로 영업손실 2447억 원을 냈다.
박영식 전 사장은 2013년 7월15일 취임했는데 실적 개선이라는 성과를 내기 위해 전임 경영진들이 안고 있던 불안요소를 한꺼번에 털어낸 것이라는 평가가 건설업계 안팎에서 나왔다.
대우건설은 2017년 초에도 비슷한 일을 반복했다.
대우건설은 2016년 1~3분기까지만 하더라도 누적 영업이익 2662억 원을 내고 있었다.
하지만 2016년 11월에 3분기 실적을 놓고 외부감사법인에게서 ‘의견 거절’ 판정을 받아 국내외 사업장을 대상으로 회계 실사를 진행한 뒤 잠재부실 8천억 원을 일시에 털어냈다. 대우건설이 2016년에 낸 영업손실은 4672억 원이다.
박영식 전 사장의 뒤를 이어
박창민 전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지 반년도 지나지 않아 단행한 빅배스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대우건설은 올해 초 모로코 사피발전소 공사현장에서 영업손실 3천억 원을 털어낸 뒤 “더 이상 영업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표이사 사장 교체 때마다 대우건설이 보였던 행보를 살펴볼 때 대우건설의 설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시각이 만만찮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대표이사 사장 선임절차를 밟기에 앞서 4~5월에 해외사업장을 대상으로 추가적 부실이 있는지 조사했다. 5월에 산업은행에 보고된 해외 공사현장 실태점검 1차 조사 결과 부실과 관련한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관계자도 "실사 결과 문제가 될만한 사업장이 없다고 파악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이 빅배스를 실시한다고 할지라도 그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해소돼 향후 실적과 주가 전망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