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다 못한 사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말 그대로 남보다 못한 사람이다.
신 전 부회장은 집요하게 신 회장과 롯데그룹을 흔들고 있다.
▲ 신동빈(왼쪽)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
4일 재계에 따르면 6월 말 열린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이 일본 주주와 경영진의 신뢰를 다시 확인했지만 여전히 신 전 부회장의 공세를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 전 부회장은 3년 전 처음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뒤 사사건건 신 회장과 롯데그룹의 행보에 제동을 걸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 주요 경영진을 고소·고발한 건만 6건에 이른다.
최근에는 신 전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신 회장의 비서팀장을 맡고 있는 류모 전무를 고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신 전 부회장은 류 전무가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계좌의 1100억 원대 자금을 임의로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롯데그룹에서는 터무니없는 억측이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고소·고발 대부분이 무혐의로 결론났지만 신 회장을 비롯한 롯데그룹 핵심 임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크든 작든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 회장 비서가 고발당한 일도 신 전 부회장 측에서 주총이 열리기 직전에 일부러 흘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 회장을 향한 여론을 악화시키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롯데지주 출범을 앞두고 롯데그룹의 지주사체제 전환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신 전 부회장이 3년 동안 공세를 펼쳐 거둔 성적표는 처참하다.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5번의 표대결이 이뤄졌고 신 전 부회장은 5번 모두 졌다. 3년에 이르는 긴 시간에 신 전 부회장은 단 한 번도 우위에 선 적이 없다. 동생이 수감되자마자 다시 공격에 나서는 신 전 부회장을 놓고 국내 여론 역시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내 사정에 어둡다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손잡았던 민유성 전 산업은행 회장과도 갈라섰다. 이마저도 뒤끝이 좋지 않아 현재 100억 원대 자문료를 놓고 소송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도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의 유죄라는 마지막 카드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주총에서 진 직후 SDJ코퍼레이션을 통해 “롯데그룹의 사회적 신용, 기업가치 및 관련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롯데그룹의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의 법정구속을 기회로 삼아 주총에서 표대결에 도전했던 것처럼 앞으로 재판 결과에서 신 회장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한 판결이 나오면 이를 빌미로 일본 주주와 경영진을 상대로 '
신동빈 흔들기'에 나설 가능성이 열려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28.1%)의 최대주주(50%+1주)로 무시할 수 없는 지분을 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