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2018-06-25 16: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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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구 바이오톡스텍 대표는 국내 최고의 ‘독성 전문가’로 2000년 국내 최초로 민간 시험수탁기관(CRO) 바이오톡스텍을 세웠다.
각종 의약품과 화장품, 화학물질 등의 독성을 검사해주는 사업을 통해 바이오톡스텍을 키워왔다.
바이오톡스텍은 올해 7월부터 ‘화학물질 등록평가에 관한 법률’이 본격 시행되면 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 바이오톡스텍, 7월부터 실적 급증 기대 높아
25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톡스텍은 올해 7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화학물질 등록평가에 관한 법률의 최대 수혜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 강종구 바이오톡스텍 대표이사.
화학물질 등록평가에 관한 법률은 가습기 살균제처럼 화학물질 유출 사고의 사전 방지를 위해 국내에서 제조 또는 수입되거나·유통되는 화학물질의 안전성을 의무적으로 검사하도록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이 법안에 따르면 화학물질을 유해성과 유통량에 따라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의무등록 범위가 확대된다. 2017년 510여 종이었던 등록 의무대상 화학물질은 7천여 종으로 늘어나고 유해화학물질은 800여 종에서 1300종으로 크게 증가한다. 올해 6월 말까지 계도기간이었고 7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각 업체들이 수백 가지 원료를 일일이 분석한다는 것은 시간과 비용, 시설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이 때문에 외부 용역을 주게 되는데 비임상 시험수탁기관이 이를 맡아서 처리하고 있다.
화학물질 등록평가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새로 생겨나는 국내시장 규모는 2021년까지 최소 5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바이오톡스텍은 국내 비임상 시험수탁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올라있어 화학물질 등록평가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실적이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바이오톡스텍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56억 원, 영업이익 22억 원을 냈다.
김영옥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화학물질 등록평가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위해성 및 발암성, 돌연변이성, 생식독성 등 관리기준이 엄격해지기 때문에 독성평가업체에게는 분명한 업황 변화의 계기”라고 바라봤다. 바이오톡스텍 실적은 2022년에 매출 2680억 원, 영업이익 79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 강종구, 바이오톡스텍 어떻게 키웠나
바이오톡스텍은 강종구 대표가 2000년 국내 최초의 민간 시험수탁기관으로 설립했고 2009년 9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바이오톡스텍은 지난해 9월 화학물질 등록평가에 관한 법률 시행에 대비해 대규모 증축 공사에 들어갔고 기존 실험실 27실에 24실을 추가로 만들었다.
▲ 바이오톡스텍은 2007년9월21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강종구 바이오톡스텍 대표는 1975년 서울대 수의대에 입학했고 학창 시절 동물 치료보다는 독성시험 관련 공부에 집중했다.
1985년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독성 연구를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다.
일본 유명 독성시험 연구소인 하이폭스연구소와 방사선의학연구소에서 근무했고 1990년에는 동경대학 대학원 수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이후 귀국해 1990년 충북대학교 수의학과 창립 교수로 부임해 독성시험의 연구에 매진했고 2000년 충북대 교정에 컨테이너박스를 놓고 바이오벤처 바이오톡스텍을 세웠다.
강 대표가 독성연구에 매진했던 이유는 대학 은사였던 이영순 서울대 수의대 학장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장은 강 대표에게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독성시험이나 동물시험을 전문으로 하는 연구기관이 국내에도 필요하다고 강 대표에게 늘 강조했다고 한다.
강 대표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국내 비임상시험수탁기관(CRO)이 없어서 해외로 신약을 가지고 나가다가 기술이 유출되는 것이 가슴이 아팠다”며 “비임상시험수탁사업은 바이오의 길목을 지키는 인프라산업”이라고 강조한다.
바이오톡스텍 사업 초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매각하라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2014년에는 매출이 후퇴하고 영업적자도 크게 확대됐다.
그러나 바이오톡스텍은 2015년 내츄럴엔도텍 등의 ‘가짜 백수오’ 논란과 관련해 독성을 검증하는 국내 주관 연구기관으로 선정되며 이름을 크게 알렸고 이후 2016년부터 다시 흑자경영으로 돌아섰다.
강 대표는 바이오톡스텍을 기초연구-비임상시험-생체분석-임상시험-자체신약개발까지 아우르는 회사로 키워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바이오톡스텍은 현재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신약 ‘HX-1171’을 개발하고 있으며 2011년 일본 스미토모화학과 분석전문회사(SBB)를 합작해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유일의 구기자 기능성원료 인증업체인 바이오믹스를 인수하며 건강기능식품시장에도 진출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