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2018-06-14 16:5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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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동남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성장한 인도네시아에 승용차 공장을 지을 수도 있다.
14일 현대차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차 내부에서 올해 초부터 인도네시아 승용차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했고 최근 들어 논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현대차가 추진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승용차 공장의 생산방식이나 연간 생산능력 등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투자 비용과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반조립제품(CDK)을 수출해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식에 무게가 실린다.
현대차는 현재 인도네시아의 생산 및 판매회사인 PT현대모빌 인도네시아의 자체 조립공장에서 반조립제품을 조립해 판매하고 있다.
PT현대모빌 인도네시아의 현대차 생산능력은 연간 최대 4천~5천 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인도네시아가 동남아의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성장하면서 현대차가 대규모 승용차 공장을 마련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인도네시아 승용차시장은 연간 100만 대 이상이며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돼 다른 나라로 수출되는 승용차도 연간 20만 대를 넘어섰다.
인도네시아 승용차시장을 꽉 잡고 있는 일본 완성차 회사들은 발 빠르게 현지 생산거점을 마련했다.
일본 완성차회사별 인도네시아 현지 생산능력은 토요타 25만 대, 닛산 25만 대, 혼다 20만 대, 다이하쓰 20만 대 등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비롯해 관계자들이 그동한 한 말을 종합하면 인도네시아 승용차 공장 신설계획은 꽤 구체성을 띄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1월 미국에서 열린 CES 2018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동남아는) 상용차와 승용차가 같이 가야 한다”며 “인도네시아 정부도 관심이 있고 베트남에도 파트너가 있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 준비해 들어갈 수 있다. 현지 (승용차) 공장을 짓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무끼앗 수틱노 PT현대모빌 인도네시아 사장의 말은 더 구체적이다.
무끼앗 사장은 5월 인도네시아 언론 모빌123과 인터뷰에서 아이오닉 인도네시아 출시가 보류된 것을 놓고 “현재 한국 본사와 인도네시아 산업부가 동남아시아의 생산 거점이 될 새 공장 건립을 위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일이 잘 진행된다면 새 공장에서 아이오닉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최근 동남아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중국 등 주요 자동차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동남아시장이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인근 동남아 국가들이 한국산 완성차에 30~80%까지 관세를 매기고 있다.
반면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된 제품은 아세안 자유무역협약(AFTA)에 따라 무관세로 역내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지에 생산거점을 마련할 필요성이 크다.
현대차는 베트남에서 승용차 조립공장을 증설해 현재 연간 2만 대인 생산능력을 2020년까지 5만7천 대까지 확대하고 연간 2~3만 대 규모의 상용차 조립공장도 짓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017년 연말에 알타그라하그룹과 상용차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2018년 하반기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연간 2천 대의 상용차를 생산하는 목표를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