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8-05-29 15:39:39
확대축소
공유하기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과 빗썸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시장이 침체되고 경영환경도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돌파구를 찾고 있다.
▲ 차명훈 코인원 대표이사(왼쪽)과 허백영 빗썸 대표이사.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인원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 가운데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인원은 가상화폐 거래량 기준 국내 3위, 글로벌 10위의 거래소다.
코인원은 이르면 6월 말에 인도네시아에 가상화폐 거래소를 열기로 했다. 이를 위해 4월에 ‘코인원 인도네시아’를 설립하고 사전등록을 받는 등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거래소의 문을 여는 대로 비트코인, 비트코인캐시, 이더리움, 이더리움클래식, 라이트코인, 퀀텀 등 6종부터 거래를 시작하고 다른 가상화폐를 순차적으로 상장할 계획도 세웠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이사는 코인원 인도네시아를 설립했던 당시 “인도네시아는 코인원이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시장으로 나아가는 첫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를 거점 삼아 가상화폐 거래가 활성화된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도 가상화폐 거래소를 순차적으로 세우겠다는 것이다.
코인원은 3월에 디지털마케팅회사 퓨쳐스트림네트웍스와 손잡고 태국에 가상화폐 거래소를 설립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국내 선두권 거래소인 빗썸도 유럽의 가상화폐 거래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빗썸은 2월에 영국 런던에 ‘빗썸유럽’을 세웠고 최근 SNS를 통해 빗썸유럽의 준법준수(컴플라이언스) 및 고객 서비스 등을 담당할 관리자급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코인원과 빗썸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시장의 수익성이 둔화되고 관련된 정부 규제도 쉽게 풀리지 않는 점을 감안해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 통계사이트 코인힐스를 살펴보면 국내 최대 규모인 빗썸은 5월 말 기준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량 6위(5.14%)에 머무르면서 연초에 1~2위를 차지했던 데에서 밀려났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액도 최근 하루 평균 1조 원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초에 3조 원대를 유지하면서 최대 5조 원까지 뛰었던 것과 비교된다.
정부가 1월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를 시작으로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서 투자열기가 떨어져 거래소들도 이전만큼 많은 수수료수익을 거두기 힘들어졌다.
5월 들어 선두권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가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는 등 가상화폐 거래소와 관련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가상화폐 거래시장의 높은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3월 기준으로 현지 선두권인 가상화폐 거래소의 이용자 수가 주식시장을 앞질렀다.
유럽에서도 영국은 가상화폐를 법정통화로 인정했고 독일 투자금융(IB)회사가 가상화폐 거래 서비스를 정식 제공하는 등 유럽연합(EU) 국가들도 비교적 유연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최근 해외송금 등으로 수익원 다각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다른 국가에 세운 가상화폐 거래소를 사업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내놓았거나 준비하고 있는 해외송금 서비스는 국내에서 해외로 가상화폐를 송금하면 그 나라의 거래소에서 현지 화폐로 바꾸는 방식이다.
해외송금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가 현지에도 가상화폐 거래소를 보유하고 있다면 관련 사업을 더욱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가상화폐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의 수익성 둔화와 규제 문제를 앞서 겪은 비트플라이어와 후오비 등 일본과 중국 거래소들도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며 “다른 국가의 거래소들의 움직임을 살피면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도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