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하 JW중외그룹 회장이 신약 개발에만 매달리지 않고 제제기술과 의료기기 등에도 투자하며 안정적 수익구조를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신약 개발은 실패하면 막대한 비용을 떠안게 되는 만큼 안정적 수익구조로 위험성을 줄이고 신약 개발 투자비도 마련하는 것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은 최근 탈모와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에 쓰이는 성분인 ‘두타스테리드’를 정제(알약)형태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두타스테리드 의약품은 주로 캡슐 형태였다. 고온다습한 기후의 국가에서는 캡슐이 녹아 약물이 새는 문제가 발생했고 캡슐이 차지하는 부피 때문에 복용하기도 힘든 단점이 있었는데 JW중외제약은 알약 형태로 만들어 경쟁력을 확보한 셈이다.
전 세계 두타스테리드시장 규모가 2016년 기준 1조400억 원에 이르는 만큼 JW중외제약이 정제 제형의 강점을 앞세워 글로벌시장으로 진출한다면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JW그룹 관계자는 “두타스테리드 정제 제형 기술은 단기간에 상용화 가능하고 캡슐 형태보다 두타스테리드를 활용한 고부가가치제품 개발에도 유리하다”며 “고온다습한 국가에서 유리한 점을 앞세워 글로벌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하 회장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신약 개발의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액과 의료기기 등에서도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JW생명과학은 2013년 수액 ‘위너프’를 개발해 국내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는데 2019년 수출을 시작하면 연간 1천억 원 수준의 해외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위너프는 포도당, 아미노산, 지방산이 분리돼 있다 환자에게 주입하기 직전에 혼합되는 방식의 수액이다. 포도당과 아미노산은 한 용기에서 섞으면 화학적 불안정성으로 48시간 이내에 환자에게 주입해야 됐는데 이런 불편함을 해결한 것이다.
JW홀딩스는 2017년 연세대에서 기술이전한 췌장암 진단키트 임상을 최근 시작했고 지난해 5월 의약바이오컨버전스연구단으로부터 이전 받은 패혈증감염 조기진단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JW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수술실에 쓰이는 조명인 '허니룩스LED RK'를 내놓았다. 허니룩스LED RK는 기존 조명들보다 색감과 선명도를 개선해 의료진의 눈 피로를 줄였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이 회장은 제제기술과 의료기기 등에서 수익을 내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신약 개발에 한층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JW중외그룹은 JW크레아젠을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악성뇌종양치료제 ‘크레아박스-비씨(CreaVax-BC)’의 국내 임상1상과 2상을, JW중외제약을 통해 표적항암제 ‘CWP291’의 미국 임상1a상을 진행하는 등 10여 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JW그룹 관계자는 “그룹 계열사들이 진행하고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은 모두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사업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 수익을 내고 이를 통해 신약 개발에도 투자하는 선순환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기석 중외제약의 창업자의 손자이자 이종호 중외제약 명예회장의 아들로 3세 경영인이다. 1963년 태어나 성균관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드레이크대학교에서 경영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6년 중외제약에 입사해 부사장과 사장을 거쳐 2007년 부회장에 올랐다. 지주사 전환 뒤 2015년부터 JW홀딩스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