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식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2017년 3월31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품협력사 콘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쌍용자동차> |
쌍용차가 수출 부진과 국내에서 경쟁심화라는 이중고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어
최종식 대표이사 사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쌍용차가 글로벌 환경 규제 등에 맞서 전기차를 개발하는 데 실적에 더욱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사장이 어떻게 타개책을 찾을지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자동차는 최근 모기업인 마힌드라그룹의 소형 전기차를 국내에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새로운 전기차모델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최 사장은 수년 전부터 친환경차 개발을 준비해오다 전기차로 가닥을 잡았다.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여러 친환경차까지 함께 개발하다 역량이 분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다. 2020년부터 전기차를 양산하기로 했다.
모기업인 마힌드라그룹이 소형 전기차를 개발해 판매하면서 쌍용차의 개발을 돕고 있지만 국내 전기차는 쌍용차 연구소가 주도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마힌드라로부터는 전기차 기술과 관련해 조언을 구하는 정도”라며 “전기차 시범모델 개발 등 실질적 연구개발은 쌍용차 연구소가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실적 악화로 연구개발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매출 3조4946억 원, 영업손실 653억 원을 내 전년보다 매출은 3.7%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연구개발비가 비용으로 인식되는 만큼 올해 실적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향후 전기차를 비롯한 미래차 개발에 추가 투자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식 사장은 전 세계 완성차산업이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로 넘어가고 있어 어려운 상황이지만 투자의 끈을 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세계 각국의 안전과 환경 규제 강화에 맞춰 미래 변화를 위한 기술개발 역량 강화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쌍용차 관계자도 “전기차와 관련된 투자는 이미 승인을 받은 상태”라며 “당장 적자가 났다고 해서 연구개발 투자를 줄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연구개발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지속적으로 투자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부진한 수출을 끌어올려 실적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아프리카 수단에 8년 만에 수출을 재개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인도에 SUV ‘G4 렉스턴’을 수출하는 등 해외매출 올리기에 힘쓰고 있다. 2분기부터는 1월에 출시한 SUV ‘렉스턴 스포츠’의 수출도 시작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브랜드가 알려지지 않아 쉽지 않지만 제품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기회를 잡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이 수십 년 동안 자동차업계에서 쌓은 해외영업 실력을 발휘할 때가 온 셈이다.
최 사장은 1977년 현대차에 입사해 수출기획부장, 미주법인 캐나다담당 부사장, 미주판매법인장 등을 거친 해외영업 전문가다.
2010년 쌍용차 부사장으로 입사했고 2015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