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이 한솔제지를 쪼개 한솔그룹을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다.
조 회장은 이를 계기로 창립 50주년을 맞는 내년 제3의 창업을 선언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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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
24일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오는 2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회사 분할안을 처리한다.
한솔제지는 지난달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로부터 한솔제지 분할 및 신설법인의 주권상장을 적격으로 확정받았다.
한솔제지는 지난 8월 이사회에서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를 0.62대 0.38의 비율로 분할한 뒤 투자회사를 지주사로 전환하기로 결의했다.
분할기일은 내년 1월1일이며 투자회사의 분할 변경상장과 사업회사인 한솔제지의 재상장은 1월26일이다.
투자회사 ‘한솔홀딩스’(가칭)는 자회사 사업관리와 브랜드 등을 관리하고 투자사업만 영위하는 순수 지주사가 된다.
신설되는 한솔제지는 기존의 주력사업인 인쇄용지, 산업용지, 특수지 등 종이류 제조업을 이어간다. 지주사는 2년 안에 상장 계열사 지분 20%, 비상장 계열사 지분 40%를 확보하고 상호출자를 해소하는 등 지주사의 요건을 갖추도록 돼 있다.
한솔그룹은 “한솔제지를 일단 분할해 지주사로 전환하고 난 뒤 상장사 지분 취득 등 2년 안에 행위제한요건을 해소하려고 한다”며 “투명하고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갖춰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올리기 위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솔그룹의 지배구조는 현재 한솔로지스틱스->한솔제지->한솔EME->한솔로지스틱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다. 지주사로 바뀌면 지주사->자회사->손자회사의 3단계로 단순하게 바뀐다.
한솔그룹은 창립 50주년을 맞는 내년 1월 지주사 체제 전환을 계기로 제3의 창업을 선언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한솔그룹은 1965년 세워진 새한제지공업으로 출발한 기업이다.
한솔그룹은 1991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돼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녀인 이인희 고문을 중심으로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며 독립경영체제를 구축했다. 조동길 회장은 이 고문의 아들로 2002년부터 그룹을 이끌고 있다.
그룹의 주력사인 한솔제지는 국내에서 인쇄용지와 백판지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올해 상반기에 별도 기준으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 하락한 6587억 원, 영업이익은 49.6% 하락한 286억 원을 기록했다.
한솔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 그룹의 준 지주사 역할을 해왔던 한솔제지는 자회사의 실적부진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어 실적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또 지주회사 요건을 맞추기 위한 오너 일가의 추가지분 매입 등 지분변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솔그룹은 애초 지난해 4월 한솔제지와 한솔로지스틱스(당시 한솔CSN)를 각각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투자회사끼리 합병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한솔로지스틱스 주주들이 기업가치 하락을 우려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함에 따라 계획이 무산됐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주사 체제 전환은 단순분할에 해당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포함되지 않은 만큼 임시주총에서 분할안이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