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경영정상화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2014년 12월 워크아웃을 졸업한 뒤 3년이 안된 시점에 다시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회생 가능성을 놓고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다.
금호타이어는 유동성 등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 말고도 원가율 조정이나 설비투자 등 사업적 부분에서도 경쟁력을 갖춰야 회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29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국내에서 생산공장이 노후화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고인치타이어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설비를 갖추지 못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공장에 설비투자를 사실상 중단해온 탓이다.
곡성공장은 저인치타이어만 생산할 수 있는 데다 광주공장의 경우 고인치타이어 생산체제의 구축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앞으로 구조조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설비투자를 진행하기 어려운 만큼 국내 공장에서 고인치타이어 중심의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2014년 말 법정관리를 졸업한 이후 2015년부터 수익성이 급격하게 악화했다. 영업이익률은 2014년 10.42%에서 2015년 4.47%, 2016년 4.08%로 계속 나빠지다가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를 냈다.
원가율이 높다는 점도 경영을 정상화하는 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매출원가율이 2014년 70.55%에서 2017년 상반기 81.25%까지 지속적으로 올라갔는데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보다 매출원가율이 높은 수준이다.
중국사업을 정비하는 일도 시급하다.
남경과 천진, 장춘 등에서 생산법인 3곳과 판매법인 1곳을 중국에 두고 있는데 중국법인 4곳은 올해 상반기 순손실381억 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순손실이 1.1% 늘어났다.
중국에서 매출이 2012년 5524억 원에서 지난해 3850억 원까지 하락했다. 중국공장 가동률도 70%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2011년 중국 매체인 CCTV의 소비자고발프로그램에서 픔질 문제가 불거져 나오면서 중국 판매가 급감하기 시작했다”며 “타이어 짜투리 부분을 섞어 쓰는 배율에 오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법인은 유동성 위기에 몰려있다. 중국법인은 중국 현지 금융기관에서 조달한 차입금 5천억 원을 올해 안에 갚아야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본사가 중국법인 채무에 지급보증을 섰다”며 “중국법인이 채무불이행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채권단 구조조정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29일 채권단협의회를 열어 자율협약을 체결한다. 9월 말 만기가 돌아오는 1조9500억 원 채권의 만기를 올해 말로 연장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일각에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경영에서 손을 떼고 우선매수청구권을 해소한 만큼 더블스타가 다시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금호타이어가 회생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만큼 채권단으로서는 금호타이어를 빨리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