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 생산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LCD업황의 악화로 대형 올레드패널 투자가 더욱 시급해진 데다 자금여력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전자업체들이 올레드패널 공급부족으로 물량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LG디스플레이에 직접 생산투자를 지원하며 협력관계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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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13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시장에서 올레드TV패널의 수요가 최소 2020년까지 LG디스플레이의 생산능력을 웃돌아 공급부족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LG전자에 이어 소니도 올해부터 올레드TV를 출시한 뒤 초반흥행에 성공하며 LCD패널 중심이던 프리미엄 TV시장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점차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올레드패널을 공급받으려는 제조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부터 중국업체들의 대형 LCD패널사업 확대로 타격이 불가피한데 올레드패널의 수요급증으로 기회를 맞게 됐다. 최대한 빨리 대형 올레드패널의 증설에 나서 수요를 충족하며 올레드TV의 보급확대에 속도를 내야 한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보다 대형 올레드에 여전히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만큼 투자를 대부분 집중할 것”이라며 “올레드 TV패널의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해 이른 시일 안에 투자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 올레드에 생산투자가 몰릴 경우 LG디스플레이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확대에 나선 중소형 올레드는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생산시설과 LG디스플레이의 투자여력이 모두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LCD업황의 악화로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한 만큼 LG디스플레이는 대형 올레드패널에 선택과 집중을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다. 중소형 올레드에서 현실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를 따라잡기 어려워 수익확보가 불투명하다.
유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에 투자여력이 충분하지 않고 위험도 큰 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완제품업체들에 직접 투자를 받는 방식의 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을 주력으로 하는 애플과 아마존 등 글로벌 전자업체들은 제품경쟁력 확보를 위해 올레드패널 수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공급부족이 이어지고 있어 쉽지 않다.
중소형 올레드시장을 독점한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와 애플에 공급하는 물량만으로 충분한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데다 독점체제가 이어져 가격협상에도 우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레드패널 진출을 검토하던 대만 홍하이그룹과 일본 재팬디스플레이도 기술력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해 사업계획을 사실상 포기했다.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한 중소형 올레드의 경쟁업체로 떠오르고 있다.
구글은 이미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 증설에 1조 원 정도를 직접 투자하는 계획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과 아마존 등 업체도 뒤따라 논의할 공산이 크다.
애플과 아마존은 최근 낸드플래시 공급부족이 예상되자 홍하이그룹의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자금을 출자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올레드패널에서도 안정적 물량확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독점체제 방어를 위해 LG디스플레이에 투자를 검토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애플은 이미 지난해부터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한 글로벌 패널업체와 중소형 올레드 생산시설에 자금지원 방안을 논의해왔다.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LCD패널 양산에도 투자금을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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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패널. |
유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독점체제에 변화를 주려는 완제품업체들의 요구는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며 “중국업체들의 진출시기도 불투명한 만큼 LG디스플레이는 최적의 파트너로 꼽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도 완제품업체의 투자를 받아 협력관계를 구축하면 투자위험과 부담을 덜고 안정적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LCD사업에서 안고 있는 불확실성도 대폭 만회할 수 있다.
유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 후발주자로 적절하게 위험성을 관리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구축할 것”이라며 “대형 올레드패널 투자에도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 효과적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도 일본이나 중화권 패널업체가 자력으로 중소형 올레드사업에 진출하기 점점 상황이 어려워지며 업계 전반에서 LG디스플레이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파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시장의 확대로 다양한 고객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여러 제조사들과 협력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