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인도 자동차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에서 판매부진이 지속되면서 해외판매가 급격히 줄자 인도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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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왼쪽)이 2015년 5월19일 오전 서울 남대문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한국을 국빈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중국과 미국에서 판매가 부진해 인도에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인도 자동차시장을 선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는 4월28일 인도 뉴델리 인근 하리야나주의 파리다바드 지역에 인도글로벌품질센터를 열었다. 인도 남부의 첸나이 공장, 하이데라바드 연구개발센터와 시너지를 창출해 인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현대차 품질을 개선하는 데 주력할 계획을 세웠다.
기아차는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의 아난타푸르 지역에 11억 달러(1조2400억 원)가량을 투자해 현지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안드라프라데시 주정부와 4월27일 계약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플랫폼 등을 공유하는 만큼 현지공장을 통해 현대차와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며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가 현지에서 현대차의 부품공급망 등을 활용하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사드보복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고 미국정부가 정책운영에 불확실성을 보이는 만큼 신흥시장을 선점하는 데 인도를 주목하고 있다.
인도는 중국에 버금가는 13억 인구를 지녔지만 자동차 보급률은 1000명 당 32대 꼴로 낮아 성장가능성이 큰 자동차시장으로 꼽힌다.
인도 자동차시장의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생산대수를 기준으로 한국을 제치고 5위를 차지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생산 417만 대에 판매 337만 대 규모를 넘어서며 2015년과 비교해 7%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인도정부도 2025년까지 제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애초 17.1%에서 25%까지 끌어올린다는 정책을 추진하며 자동차산업에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회사들도 인도에 지속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인도에서 현지특화 차종을 내놓는 등으로 기아차를 안착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시장분석을 토대로 현대기아차 점유율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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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의 인도 현지전략형 소형 SUV '크레타'. |
현대차는 1996년 인도에 진출해 첸나이 등에 65만 대 규모 생산공장을 확보하고 있다. 인도에서 일본 완성차회사인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판매 2위에 올라있다.
기아차는 아직 인도에 진출한 적이 없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현지에 생산거점을 마련하면서 전략형 차종생산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과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다른 현대차그룹 계열사들도 인도에 진출하거나 인도에서 시설을 늘릴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기아차 인도공장 전용 스틸서비스센터(SSC)를 신설하거나 현대차 첸나이공장 전용SSC를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각각 모듈공장과 물류센터를 건설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과 미국에서 판매부진이 이어지면서 올해 들어 해외판매가 줄어들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3월에 이어 4월에도 중국에서 판매부진을 겪고 있다. 4월 중국에서 모두 5만1039대를 팔아 지난해 4월보다 65.1%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