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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 배터리' 기술표준도 중국이 주도, 한국 차세대 배터리 주도권 마저 잃나

최재원 기자 poly@businesspost.co.kr 2026-09-01 16: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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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최근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중국이 제안한 '전고체 배터리' 관련 표준안이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서 공식 표준 개발 과제로 승인됐다고 밝혔다.

중국이 차세대 배터리 표준까지 선점하면, 가뜩이나 중국에 밀려 시장 입지를 잃어가는 한국 배터리 산업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와 국내 배터리 산업계 역시 전고체 배터리 국제 표준안을 만들고 있지만, 중국에 표준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고체 배터리' 기술표준도 중국이 주도, 한국 차세대 배터리 주도권 마저 잃나
▲ 중국이 세계 차세대 배터리 시장 장악을 위해 전고체 배터리 국제표준 제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1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중국이 국제 표준 정립을 통해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에서도 패권을 차지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액체로 이뤄진 전해질을 고체로 변경해 반응성을 높이고, 에너지밀도를 향상시킨 차세대 제품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술적 난제로 인해 꿈의 배터리로 여겨졌으나, 내년을 기점으로 상용화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전고체 배터리 경쟁의 핵심은 기술개발과 상용화 속도였다. 가장 빨리,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시장 선점에 성공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기술개발과 상용화 과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자, 이제는 경쟁의 축이 국제 표준 쟁탈전으로 옮겨가고 있다.

중국은 지난 7월1일 전고체 배터리 정의와 용어부터 정립했다. 액체 전해질 비율이 20% 이상이면 액체 배터리, 액체 전해질 비율이 5~20% 사이면 반고체, 액체 전해질 비율이 5% 미만이면 전고체 배터리로 구분했다. 그간 혼용됐던 준고체, 유사고체 등의 표현은 공식 분류에서 배제했다. 

이어 지난 8월21일 전고체 배터리 개발 및 생산에 대한 공통 기준이 담긴 국제 표준안을 마련했다. 배터리 산업에서는 상용화 이후 표준이 마련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번엔 그 순서를 뒤집은 것이다.

중국의 표준 선점 전략은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앞둔 국내 배터리 업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표준을 선점하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이에 맞춰 빠르게 생산량을 늘려 세계 시장을 장악하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표준 선점 효과는 인증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여 중국 배터리의 시장 확산을 더 가속화할 수 있다. 
 
'전고체 배터리' 기술표준도 중국이 주도, 한국 차세대 배터리 주도권 마저 잃나
▲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이 지난 8월21일 자국 전고체 배터리 표준안이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의 공식 표준 개발 과제로 승인됐다고 밝혔다. <SAMR> 
또 향후 기술개발 측면에서도 속도가 벌어질 수 있다. 중국은 최종적으로 자국의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 방법론을 최종 표준에 포함시키려는 구상이다.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배터리 기업들을 후발주자로 떼어내겠다는 것이다.

상하이금속거래시장의 양차오싱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전고체 배터리 시험 방법과 평가 시스템이 세계적 표준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판매량 증가보다도 훨씬 큰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다만 국제 표준 확정 과정에서 한국, 일본, 프랑스 등 여러 국가의 입김이 작용해 온전히 중국의 의도대로 표준이 정착되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양웨이빈 충칭대학교 교수는 중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국제 표준안이 마련되기까지는 2~3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국제적 협상과 투표 결과가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도 표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산업통상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해부터 차세대 배터리 관련 25종의 국제 표준을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 전고체 배터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력”이라며 “모든 업체가 극비리에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누가 어떤 기술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용화 이전 단계이기 때문에 어떤 기술이 가장 효율적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국제 표준을 만들기도 힘들고, 적용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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