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8월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탄소중립법 개정안이 여전히 위헌이라고 볼 수 있다는 기후 및 시민단체들의 주장이 나왔다.
27일 기후헌법소원 소송단은 성명을 내고 국회 본회의에서 26일 통과된 탄소중립법 개정안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기후 및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기후헌법소원 소송단은 2024년 8월29일 헌법재판소에서 나온 탄소중립법 헌법불합치 판결 관련 소송을 주도했다.
헌재는 탄소중립법이 2031~2049년 탄소감축 계획을 명시하지 않아 국민 과소보호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국회가 국제 기후목표에 부합하는 감축 계획을 포함하는 개정안을 내놓을 것을 명령했다.
국회에서 통과된 이번 탄소중립법 개정안은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69~80% 줄이고 2045년까지는 84~90% 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계획의 하한선은 2018년부터 2050년까지 매년 일정하게 배출량을 감축하는 '선형감축경로'를 따르고 있다.
다만 선형감축경로를 따르게 되면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수준은 국제 기후목표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5년에 체결된 파리협정은 글로벌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평균 1.5도 아래로 억제하고 2도 이내로 유지한다는 것을 뼈대로 한다.
반면 선형감축경로에 따른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세계 기온을 2도 이상 높이는 수준의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후소송단은 "법률이 실질적으로 정하는 감축경로는 과학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며 미래에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이라며 "국회에서 통과된 개정안은 여전히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정안이 본회의 표결을 통과했다고 해서 헌법불합치를 교정해야 하는 국회의 의무가 이행된 것은 아니다"라며 "기후위기로부터 국민 기본권을 보호할 국가의 의무는 헌법에서 도출되는 것이며 여야의 합의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국회가 내놓은 탄소중립법 개정안에 선형감축경로가 적용된 데에는 야당의 영향이 컸다. 국민의힘은 선형감축경로만 적용해도 산업계에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이보다 높은 수준의 감축을 요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시민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선형감축경로보다 감축 속도를 높이는 '조기감축경로'를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야당과 타협을 위해 선형감축경로를 하한선으로 결정했다.
기후소송단은 "국회가 보여준 무책임을 바로잡을 책임도 국회에 있다"며 "헌재가 미래 세대를 포함한 국민의 대표자로서 국회에 부여한 책임과 신뢰를 스스로 저버리지 말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