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학 사장과 이문화 사장 모두 2027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번 상반기 실적은 연말 삼성 금융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공식적으로 나온 사실상 마지막 성적표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13일 발표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을 더하면 3조2658억 원으로 국내 주요 금융지주에 맞먹는 실적을 냈다.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으로 KB금융은 3조8846억 원, 신한금융은 3조4427억 원, 하나금융은 2조4029억 원, 우리금융은 1조6090억 원을 냈다.
삼성생명은 2026년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지배주주)으로 1조8935억 원을 거뒀다. 1년 전보다 35.8% 늘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2조3028억 원)의 82%에 이르는 순이익을 상반기에만 거둔 것이다.
삼성생명은 상반기 자회사에서 받은 배당금 등에 따라 투자부문 실적이 크게 늘었다. 삼성생명 상반기 투자손익은 2025년 상반기보다 82.0% 늘어난 1조8580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일회성 비용 반영 등에 영향을 받아 보험부문 실적은 감소했다. 삼성생명은 상반기 보험손익으로 1년 전보다 35.9% 줄어든 5331억 원을 냈다.
삼성생명은 보험부문 실적 둔화 속에서도 수익성 높은 건강보험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생명보험 고유 영역인 종신보험 판매 확대로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은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상반기 재무건전성도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다.
6월 말 기준 삼성생명 지급여력비율은 208%로 3월 말보다는 2%포인트 줄었지만 여전히 200%대를 유지했다. 반면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은 177%로 3월 말보다 오히려 7%포인트 늘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보다 안정적인 자본으로 여겨지는 기본자본을 강화하며 자본의 질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자본관리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단순 양적 성장으로 덩치를 키우는 게 아니라 체질을 바꾸는 ‘질적 성장’에 집중해 달라”고 주문했다.
삼성화재도 호실적을 거뒀다.
삼성화재는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지배주주)으로 1조3723억 원을 냈다. 1년 전보다 10.2% 성장했다.
보험부문과 투자부문 실적이 모두 늘었다. 1분기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과 실손보험 부문 손실 등에 영향을 받으며 보험부문 실적이 악화했는데 2분기 이를 만회한 것이다.
삼성화재 상반기 보험손익은 1조1145억 원, 투자손익은 7880억 원으로 각각 1년 전보다 10.9%, 22.0% 늘었다.
순이익 상승과 함께 재무건전성 지표인 자본비율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6월 말 기준 삼성화재 지급여력비율은 282.8%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30%를 웃돌았다.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도 220.2%로 안정적으로 나왔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이 대표에 오른 뒤 수익성 중심의 경영 기조를 바탕으로 순이익 성장을 이끌었다고 평가한다.
이문화 사장은 올해 경영기조에서도 “국내 보험시장 모든 부문에서 압도적 1위를 단단히 하겠다”며 “국내를 벗어나 글로벌 톱티어 보험사를 향해 나아가며 2030년 비전인 세전이익 5조 원 이상, 기업가치 30조 원 이상 달성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한 해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삼성화재는 2026년 상반기 세전이익 1조8508억 원을 거뒀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간 세전이익이 3조 원 후반대에 이를 수 있다. 2030년 세전이익 5조 원이 불가능한 목표가 아닌 셈이다.
▲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삼성 금융계열사 사장단 인사는 통상 11~12월 이뤄진다.
삼성화재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바탕으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삼성화재는 이날 진행된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장기보험 상품 판매 중심 수익구조가 지속 가능할지와 관련한 우려가 내부적으로도 있다”며 “앞으로 10년 동안 국내 사업을 공고한 기반으로 두고 글로벌 사업을 확장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이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과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이 첫 임기 마지막으로 받아 든 상반기 성적표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바라본다.
삼성 금융계열사 사장단 인사는 통상 연말 이뤄진다.
11월이면 인사가 발표되는데 3분기 실적 발표 전에 인사가 날 수도 있는 만큼 이번 상반기 실적이 마지막 성적표일 수 있는 셈이다.
홍 사장과 이 사장은 2023년 12월 각각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대표로 발탁됐고 2024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3년 임기를 시작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