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리 기자 nmile@businesspost.co.kr2026-08-12 16:2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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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갤럭시와 삼성월렛을 기반으로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우리은행과 삼성전자의 금융 협업에도 새로운 접점이 마련될지 관심이 쏠린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그동안 ‘삼성월렛 머니·포인트’를 단독으로 운영하며 삼성전자의 모바일 금융 생태계와 협력 기반을 다져온 만큼 삼성월렛의 사업 확장은 우리은행의 디지털금융 사업 영역을 넓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 삼성전자의 스테이블코인 사업 확대와 맞물려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추진해 온 실생활 중심 디지털금융 사업 영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은행>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월렛을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유통·사용 채널로 키우려는 삼성전자의 구상에 우리은행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월렛에 스테이블코인 계좌 개설과 해외 송금, 매장 현장 결제 기능 등을 올해 일부 국가부터 순차적으로 추가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전 세계 8억 대 이상 보급된 갤럭시 스마트폰과 삼성월렛을 기반으로 결제와 리워드, 디지털자산을 연결하는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에서다.
삼성 계열사들 역시 디지털자산 사업 기반을 넓혀 왔다. 삼성증권과 삼성SDS, 삼성카드는 5월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지분 약 4%를 확보했다. 두나무와 협력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비롯한 디지털자산 사업을 구체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이처럼 삼성그룹이 디지털자산 관련 인프라를 갖춰가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대규모 사용자 기반을 앞세워 디지털자산 생태계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지 않더라도 이용자와 디지털자산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이 일상적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발행 못지않게 이용자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통 채널과 실제 사용처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삼성월렛은 현재 전 세계 61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삼성월렛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904만 명으로 주요 페이 앱 가운데 가장 많았다.
삼성월렛에 스테이블코인 기능이 도입되면 이들 이용자가 별도의 가상자산 지갑을 설치하지 않고도 기존 결제 환경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스테이블코인이 일상적 결제수단으로 확산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다만 삼성월렛이라는 유통 채널만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실제 금융거래와 연결하기는 어렵다. 스테이블코인과 법정화폐 사이의 전환을 비롯해 은행 계좌 연계와 결제·정산, 규제 준수 등 기존 금융시스템과 연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우리은행이 삼성월렛과 구축해 온 협력관계가 새로운 디지털자산 사업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이미 삼성월렛에서 금융과 결제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삼성월렛 머니·포인트 서비스의 단독 운영 사업자로 계좌 연동과 가상계좌 충전 등을 지원해 왔으며 이를 통한 가입자 수도 250만 명을 넘어섰다.
여기에 최근 스테이블코인과 기존 금융망을 잇는 기술 역량도 검증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쿠팡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실시간 정산 기술 개념검증(PoC)을 완료했다. 우리은행은 이 과정에서 전자지갑과 은행 계좌를 연계해 스테이블코인과 법정화폐를 상호 전환하는 ‘온·오프램프’ 프로세스를 구현했다.
금융권에서 삼성전자의 디지털자산 사업 확대가 우리은행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는 정 행장이 추진해 온 고객 접점 확대 중심의 디지털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정 행장은 금융서비스를 은행 자체 애플리케이션 안에 가두기보다 고객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외부 플랫폼과 연결해 접점을 넓히는 데 주력해 왔다. 쿠팡과 진행한 스테이블코인 실시간 정산 기술 검증 역시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 우리은행이 삼성월렛과 구축해 온 협력관계가 새로운 디지털자산 사업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은행의 최근 행보를 보면 스테이블코인에서도 금융회사 중심의 발행 경쟁이나 연합전선 구축보다는 실제 결제·송금·정산이 이뤄지는 사용처와 유통채널을 확보하는 데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4월 상생형 문화예술 티켓 예매 플랫폼 ‘투더문’을 선보였다. 지난해 12월에는 놀유니버스와 손잡고 선불 충전 간편결제 서비스 ‘놀 머니’를 기반으로 금융거래 확대 모델과 신규 금융서비스 발굴에 나섰다.
이처럼 우리은행은 향후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정산 등에 활용될 수 있는 생활·문화 플랫폼과 협력 접점을 꾸준히 넓혀온 것으로 볼 수 있다.
플랫폼 중심의 디지털 사업을 이끌 인재로 삼성전자 출신을 선택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우리은행은 올해 1월 갤럭시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이끌었던 정의철 전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를 디지털영업그룹장(부행장)으로 영입했다. 정 부행장은 디지털 플랫폼 전략과 비대면 영업 전반을 이끌고 있다.
다만 현재 삼성월렛의 스테이블코인 사업과 관련해 우리은행의 역할이나 추가 협업 여부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 삼성월렛의 스테이블코인 사업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삼성월렛과 다양한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