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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건설현장 공사대금 지급보증 의무화, 공정위 주병기 '직불 사각지대' 없앤다

권석천 기자 bamco@businesspost.co.kr 2026-08-06 15: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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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건설현장에서 발주자가 하청업체에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하기로 합의하더라도 원청이 별도의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이중 안전장치’가 마련된다.

발주자 직접 지급 합의만 있으면 원청의 지급보증 의무를 면제하던 제도를 바꿔 발주자가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원청이 부도나는 경우에도 하청업체가 공사대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원청 건설현장 공사대금 지급보증 의무화, 공정위 주병기 '직불 사각지대' 없앤다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공정위거래위원회 움직임을 을 종합하면, 공정위는 오는 11일부터 발주자 직접지급 합의가 있는 건설현장에도 원청의 지급보증을 의무화하는 개정 하도급법 시행을 앞두고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앞서 공정위는 전날인 5일 개정 하도급법 시행에 맞춰 건설업종 표준하도급계약서에 포함된 ‘표준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합의서’를 개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정된 합의서에는 발주자가 직접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원사업자인 원청이 미지급 하도급대금에 관한 최종 지급책임을 부담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발주자가 하청업체에 대금을 직접 주기로 한 경우에도 원청이 별도로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을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도 함께 담겼다.

건설공사의 계약관계는 발주자와 원청, 하청업체 등 크게 세 주체로 구성된다.

발주자는 공사를 처음 주문하는 공공기관이나 시행사, 건물주 등을 뜻한다. 발주자로부터 전체 공사를 수주한 종합건설사 등이 하도급법상 원사업자, 통상 원청에 해당한다. 원청으로부터 철근·전기·도장 등 공사의 일부를 다시 맡은 전문건설업체는 수급사업자, 즉 하청업체다.

통상 공사대금은 발주자가 원청에 지급하고 원청이 다시 하청업체에 지급한다.

다만 발주자와 원청, 하청업체가 3자 합의를 체결하면 발주자가 원청을 거치지 않고 하청업체에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할 수 있다. 이를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또는 직불이라고 한다. 원청이 받은 공사대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하청업체에 지급하지 않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제도지만, 기존에는 직접지급 합의가 체결되면 원청의 지급보증 의무까지 면제됐다.

다만 발주자가 약속대로 대금을 지급하면 문제가 없지만 발주자의 자금난이나 원청의 도급대금채권 압류 등이 발생하면 발주자가 하청업체에 직접 돈을 주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 경우 하청업체는 발주자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면서도 원청의 지급보증마저 없는 상태에 놓였다. 하청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직불제도가 오히려 원청의 지급보증 회피 수단으로 이용되는 ‘역설’이 나타난 셈이다.

박승국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월16일 대한전문건설신문 기고문에서 “제도(불합의에 따른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제도와 전자적 대금지급시스템)의 취지는 발주자가 직접 대금을 지급함으로써 수급사업자를 보호하자는 것이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원사업자의 경영상태가 악화돼 도급대금채권이 압류되는 경우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거나 전자적 대금지급시스템을 통해 지급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반복돼왔다”며 “종전 하도급법상 발주자·원사업자·수급사업자 간 3자 직불합의가 체결되면 지급보증 의무가 면제되는 구조 속에서 상당수 원사업자는 이를 지급보증 회피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최근 5년간 부도·폐업한 종합건설업체 사례를 보면, 지급보증이 이뤄지지 않은 계약의 약 85%가 직불합의를 이유로 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원청 건설현장 공사대금 지급보증 의무화, 공정위 주병기 '직불 사각지대' 없앤다
▲ 우원식 국회의장이 1월2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상정된 법안을 가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은 원청이 부도나 파산 등으로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건설공제조합이나 보증보험사 등 보증기관이 대신 하청업체에 대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제도다.

원청은 원칙적으로 하도급계약 체결일부터 30일 안에 하청업체가 받을 공사대금의 지급을 보증해야 한다.

그러나 기존 하도급법 시행령은 발주자 직접지급 합의를 체결하거나 발주자가 원청 계좌를 거치지 않고 하청업체에 돈을 지급하는 전자적 대금지급관리시스템을 이용하면 원청의 지급보증 의무를 면제해 줬다.

오는 11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하도급법은 이 같은 지급보증 예외를 없앴다. 1건의 공사금액이 1천만 원 이하인 소액공사를 제외하면 발주자 직불합의나 전자적 대금지급시스템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원청이 지급보증을 제공해야 한다.

공정위가 이번에 직접지급 합의서를 개정한 것은 개정 하도급법에서 확대한 지급보증 의무와 원청의 책임을 실제 계약 단계에서 분명하게 확인하도록 한 조치다. 

예를 들어 발주자와 원청, 하청업체가 발주자가 하도급대금 5억 원을 직접 지급하기로 합의하더라도 앞으로 원청은 별도의 지급보증을 제공해야 한다. 이후 발주자가 직접지급을 이행하지 않으면 원청이 미지급 대금에 관한 최종 책임을 진다. 원청마저 부도나 파산 등으로 대금을 주지 못하면 하청업체는 보증기관을 통해 대금 회수를 시도할 수 있다.

하청업계는 제도 개편을 장기간 요구해 온 대금보호 제도의 전환점으로 평가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는 하도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1월29일 개정 하도급법 시행으로 연간 약 124조 원 규모의 하도급공사 대금에 관한 보호 기반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원청업계에서는 발주자 직접지급과 전자적 대금지급시스템을 이용하는 현장에도 지급보증을 의무화하면 보증수수료와 보증한도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권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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