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2026-07-27 14:5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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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성연 달바글로벌 대표이사의 경영성과급 규모가 자사주에 현금을 더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4월30일 여의도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열린 달바글로벌 기업설명회에서 반 대표가 기업의 비전을 발표하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달바글로벌이 2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달바글로벌은 애초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자사주를 취득했지만 이후 반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 성과 보상에 자사주를 일부 쓰겠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임시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반대표를 받자 이후 반 대표에게 성과급 명목으로 지급할 자사주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다만 성과급의 빈자리를 현금으로 대신 메우는 우회적 경로를 선택함으로써 실리도 챙긴 것으로 보인다.
27일 달바글로벌에 따르면 보유 자사주 8만3364주 가운데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직원 주식보상용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2만 주를 제외한 6만3364주를 연내 소각하기로 했다. 24일 종가 24만500원을 적용하면 약 152억 원 규모다.
달바글로벌은 4월22일 약 2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면서 보상 등에 활용하고 남은 주식을 소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당시 취득 예정 물량은 10만1112주였다.
이후 4월 말 공개한 임시주주총회 소집공고를 통해 구체적인 자사주 활용계획을 공개했다.
당시 밝힌 자사주 활용처는 △2025년 반 대표 경영성과급 미지급분 1만5707주 △2027년 지급 가능성이 있는 반 대표 경영성과급 사전 매입분 최대 2만5278주 △임직원 양도제한조건부주식 2만 주 △마케팅 5천 주 등이다.
2025년 반 대표 경영성과급은 이미 집행됐다. 달바글로벌은 6월4일 자사주 1만5707주를 처분하기로 결정했고, 이 가운데 세금 원천징수분을 제외한 7970주를 반 대표에게 지급했다. 이에 따라 반 대표 지분율은 18.21%에서 18.27%로 높아졌다.
다만 2027년 반 대표 경영성과급 사전 매입분 최대 2만5278주와 마케팅용 5천 주는 별도 보유 대상에서 빠졌다.
외형적으로는 반 대표의 미래 성과급과 마케팅에 활용하려던 자사주까지 소각 대상으로 돌리며 자사주 사용 범위를 크게 줄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실상은 다소 다르다.
실제 마케팅용 5천 주는 사용계획 자체가 철회됐다. 24일 종가 24만500원을 적용하면 약 12억 원 규모다.
달바글로벌 관계자는 “마케팅용 5천 주는 내부 검토를 거쳐 활용하지 않는 쪽으로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2027년 반 대표 경영성과급은 취소되거나 감액되지 않는다. 별도로 확보하려던 자사주 최대 2만5278주를 없애는 대신 임직원 보상용으로 남겨둔 2만 주에 반 대표 몫을 포함하고, 부족한 금액은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달바글로벌 관계자는 “대표이사 경영성과급은 임직원 양도제한조건부주식 2만 주에 포함했다”며 “경영성과급은 보상위원회 등을 통해 이미 확정돼 금액은 줄지 않을 것이며 현금과 자사주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정은 국민연금이 자사주 활용계획에 반대표를 행사한 지 약 두 달 만에 이뤄졌다. 달바글로벌이 2대 주주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의식했다는 시선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민연금은 6월2일 열린 달바글로벌 임시주주총회에서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 계획 승인의 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자사주 취득 당시 이사회 의사록에 적힌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라는 목적과 이후 공개된 구체적 활용계획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안건은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64.6%, 주주총회에서 실제 의결권을 행사한 주식의 81.1%가 찬성해 통과됐다.
이후 달바글로벌이 마케팅 활용을 철회하고 보상용으로 남기는 자사주도 2만 주로 한정하면서 국민연금이 문제 삼은 자사주 사용 범위는 결과적으로 축소됐다. 다만 반 대표의 성과급 총액까지 줄인 것은 아니어서 국민연금의 문제 제기를 경영진 보상 축소로 받아들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 달바글로벌이 올해 안에 자사주 6만여 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사진은 달바글로벌의 대표 제품인 ‘퍼스트 스프레이 세럼’. <달바글로벌>
자사주 소각은 주주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성과급이나 마케팅에 쓰여 다시 유통될 수 있었던 주식이 사라지면서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반면 반 대표 성과급 가운데 자사주로 지급하지 않는 부분은 현금으로 충당해야 하므로 회사의 전체 보상비용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달바글로벌은 국민연금의 반대가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자사주 소각도 애초 계획에 포함됐던 만큼 국민연금의 반대표를 계기로 새롭게 결정한 조치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국민연금이 2대주주라는 점에서 달바글로벌로서도 의결권 행사 방향과 평가를 가볍게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2026년 5월 달바글로벌 지분율을 한때 10.09%까지 높였다. 이후 일부를 매도해 6월2일 기준 118만3066주, 지분 9.49%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반 대표 개인 지분율 18.27%의 절반을 웃도는 규모다.
달바글로벌은 하반기 국민연금과 ISS, 글래스루이스 등 기관투자자 및 의결권 자문사를 대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 설명회를 진행한다.
설명회에서는 자사주 6만3364주 소각뿐 아니라 남겨둔 자사주 2만 주를 반 대표와 일반 임직원에게 배분하는 기준, 반 대표 성과급 가운데 현금으로 지급할 금액 등이 주요 설명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달바글로벌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이사회 산하 위원회를 신설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있다”며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우량 투자자 기반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