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의 과징금 부과 규모는 그동안 공정위가 담합 사건에 부과한 과징금 가운데 총액 기준과 참가 사업자 당 평균 부과금액 기준 모두에서 가장 큰 규모다.
공정위에 따르면 4개 회사는 2018년 5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모두 13차례에 걸쳐 판매가격 변경의 폭과 시기 등을 합의했다.
전분과 전분당의 주재료인 옥수수 가격이 오르는 시기에는 원가 상승분을 신속히 거래상대방에게 전가하기 위해 8차례에 걸쳐 판매가격 인상을 합의했다.
반면 옥수수 가격이 내리는 시기에는 거래처의 가격인하 요구에 대응해 인하 폭을 최소화하고 인하 시기를 최대한 늦추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들이 대형 실수요처에는 가격을 인하하고 소규모 수요처 및 대리점 등에는 최대한 판매가격을 유지함으로써 이윤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4개 회사는 가격변경시 거래처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가격변경 폭과 시기는 물론 가격변경의 근거와 공문 발송 시기 등도 구체적으로 합의했다. 이들은 전분당 품목별 목표가격을 합의한 뒤 그보다 높은 가격을 차례대로 거래처에 통보해 거래처가 목표가격을 최대한 수용하도록 압박 및 유도했다고 공정위는 말했다.
대상·삼양사·사조CPK·CJ제일제당 4개 회사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국제 옥수수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담합을 시작한 2018년 5월보다 판매가격을 최대 73%까지 인상해 영업이익 하락을 최소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4개 회사에 총 7475억7800만 원의 과징금과 법위반행위 금지명령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려 각 회사가 가격을 독자적으로 재결정하고 3년 동안 반기마다 변경 내역을 보고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전분당이 제과·제빵·제면, 음료, 빙과, 맥주 등 식품뿐 아니라 제지, 철강 등 다양한 제조업 분야에서 원재료로 사용되고 있어 전후방 산업에 연쇄효과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이들 4개 회사는 국내 시장에서 전분 95.7%, 전분당 86.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 사건은 최근 공정위에서 조치한 제당사, 제분사, 제지사 등의 담합 사건에 이어 국민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높은 식료품 등의 가격을 안정시킬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공정위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담합행위에 감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