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잡페어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구직자들의 고민은 비슷했다. ‘지금의 선택이 나를 성장으로 이끌까?’
6월 첫 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KOTRA 주최 ‘2026 글로벌 탤런트 잡페어’는 채용시장의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AI와 디지털 전환, 그리고 글로벌 인재에 대한 국내 기업의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진 것을 실감했다. 첫날 강연을 하면서 필자는 커리어케어에서 커리어 전략자문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는 씨드림본부장으로서 취준생과 직장 초년생들에게 꼭 이야기해주고 싶은 것이 있었다. “이제 개인의 배경보다는 기업이 직면한 문제를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 역량이 더욱 중요하다.”
▲ 이현승 커리어케어 씨드림본부장. <커리어케어>
헤드헌팅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흐름은 명확하다. 기업들은 이제 단순히 근무 연차나 학교 등 표면적인 이력보다 지원자의 실질적인 경험과 전문성을 주목하고 있다. 비즈니스 전반의 프로세스를 직접 경험하면서 성장한 실전형 인재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컨설팅을 마친 화공과 출신 마케터 A씨의 경우는 바뀐 취업시장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국내 유수의 코슈메디컬기업 마케팅팀에서 3년을 보낸 그는 인사팀으로부터 충북공장의 품질보증(QA) 직무를 맡으라는 통보를 받았다. 연봉은 1000만 원 올랐지만, 서울 청담동 사무실을 떠나야 했다.
필자는 A씨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망설이지 마십시오. 지금 필요한 건 근사한 직함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심장부에서 프로세스 전체를 조망하는 경험입니다.” 화공 전공에 외국어 역량까지 갖춘 인재가 QA현장에서 일한다는 것은 단순한 경력변화를 넘어 제품의 기획부터 생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살필 수 있는 경험을 갖게 된다는 의미다. 마케팅 직무 중에서도 현장경험이 있는 인재가 3~5년 뒤 더 유리한 협상력과 선택지를 얻게 된다는 사실은 커리어케어가 그동안 축적해온 ‘실제 데이터(Raw Data)’로도 증명된다.
나는 화려한 오피스에 머무르며 ‘겉보기 좋은’ 경력을 이어가는 것보다 생산현장이나 품질보증 업무를 경험해 비즈니스의 ‘본질’을 이해한 이들이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전문가로 자리 잡는 경우를 여러 번 목격했다.
취준생이나 직장 초년생들은 커리어의 방향성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 핵심은 바로 메타인지에 있다. 내가 가진 경력과 현재 직무의 시장가치를 객관적으로 비교하고, 앞으로 쌓을 경험이 내 경쟁력을 어떻게 바꿀지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남들이 알아주는 타이틀이나 조금 많은 연봉 때문에 흔들린다면 커리어의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
커리어 발전은 그럴듯한 명함이나 서울 도심의 오피스에 기반하지 않는다. 데이터가 말해주는 시장의 방향을 읽고, 내가 가진 경험이 실제 기업의 문제해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냉철하게 들여다 봐야 한다. 그리고 중요한 결정의 시점에서 데이터와 현장분석에 근거해 자신만의 경력 시나리오를 설계해야 한다.
커리어의 경쟁력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이 아니라 ‘시장과 데이터가 증명하는 실력’에 기반한다. 겉모습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의 경험을 데이터로 객관화하며, 다음 선택의 근거를 직접 만들어가야 한다. 인생의 골든타임을 남의 시선이 아니라 시장의 미래와 자신의 잠재력에 투자하는 것, 그 전략적 용기가 당신을 진짜 전문가로 키워줄 것이다. 이현승 커리어케어 씨드림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