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2026-06-02 1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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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걸 LF 회장(사진)의 개인 회사 ‘비앤라이프’가 향후 LF그룹의 승계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구본걸 LF 회장의 개인회사 비앤라이프가 LF 지분을 늘리며 승계구도의 새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구 회장의 장남 구성모씨를 향한 LF 승계는 구성모씨가 최대주주인 LF디앤엘을 통해 이미 윤곽이 잡힌 것으로 파악된다. LF디앤엘은 LF의 2대주주다.
이제 관건은 구 회장이 직접 들고 있는 LF 지분과 자신이 지분 100%를 소유한 비앤라이프가 들고 있는 LF 지분이 어떤 방식으로 장남에게 넘어가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일 LF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승계구도의 초점은 구본걸 회장 측이 보유한 LF 지분의 이동 경로로 옮겨가고 있다.
구성모씨는 4월3일 기준으로 LF 지분 2.06%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LF디앤엘 지분 91.58%도 들고 있다. LF디앤엘은 LF의 2대 주주로 LF 지분 14.13%를 보유하고 있다.
LF디앤엘은 구 회장 일가의 승계구도에서 핵심 기업으로 꼽힌다. LF디앤엘은 LF네트웍스에서 인적분할된 뒤 LF 지분을 넘겨받았고 이후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꾸준히 높여왔다.
LF디앤엘이 장남 측 지분 기반을 다지는 역할을 해왔다면 앞으로 눈여겨볼 대목은 구 회장의 직접 보유 지분과 비앤라이프의 향방이다.
구 회장은 LF 최대주주로서 지분 19.11%를 보유하고 있다. LF디앤엘과 구성모씨 개인 지분만으로도 장남 측 우호 지분 기반은 일정 부분 마련됐지만 구 회장 직접 지분이 어떻게 이동하느냐에 따라 승계구도의 완성 방식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구 회장 직접 지분을 한 번에 구성모씨에게 넘기기는 쉽지 않다. 증여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지분 이동 과정에서 경영권 안정성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비상장사 비앤라이프의 의미가 부각되고 있다.
비앤라이프는 조미김 제조업체 해우촌에서 출발한 구본걸 LF 회장의 개인회사다. 현재 구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비앤라이프는 올해 들어 LF 지분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며 보유 지분율을 지난해 4분기 1.84%에서 올해 1분기 2.65%로 높였다. 구 회장이 직접 보유한 LF 지분과 별도로 개인회사에 LF 지분을 쌓아두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승계구도와 연결해 해석될 여지가 있다.
다만 이를 곧바로 승계 작업이 본격화했다는 신호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LF 측도 승계와 관련해 확인된 내용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재로서 거론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비앤라이프를 구 회장 측 지분 보유회사로 유지하는 방식이다. 구 회장은 직접 보유 지분 19.11%를 그대로 둔 채 비앤라이프를 통해 별도 우호 지분을 쌓아둘 수 있다. 당장 지분을 넘기지 않더라도 장남 측 승계구도를 보완할 수 있는 지분 기반을 마련하는 효과가 있다.
두 번째는 구 회장이 보유한 비앤라이프 지분을 구성모씨에게 단계적으로 이전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구성모씨는 LF 주식을 직접 넘겨받지 않더라도 비앤라이프를 통해 간접적으로 LF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상장사 주식을 직접 증여하면 증여 시점의 주가에 따라 세금 부담이 달라진다. 주가가 높을 때 지분을 넘기면 증여재산가액이 커지고 그만큼 증여세 부담도 늘어날 수 있다.
▲ 구본걸 LF 회장의 장남 구성모씨는 LF그룹의 차기 후계자로 유력시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LF 본사. < LF >
반면 비상장 주식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가중평균해 평가된다. 순자산가치는 평가 시점 법인이 보유한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이고 순손익가치는 최근 3년 동안의 순손익을 바탕으로 산정한다. 평가 시점의 실적과 자산 상황에 따라 가치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지분 이전 시점과 규모를 조정할 여지도 있다.
다만 비앤라이프가 LF 지분을 보유한 회사인 만큼 비상장사라는 이유만으로 세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비앤라이프의 가치는 보유한 LF 주식 가치와 연동될 가능성이 크고 상속·증여 과정에서 지분 평가의 적정성도 과세당국의 검증 대상이 될 수 있다.
세 번째는 비앤라이프가 보유한 LF 주식을 LF디앤엘로 넘기는 방식이다. 이 경우 구성모씨의 핵심 승계 플랫폼으로 꼽히는 LF디앤엘의 지배력을 더 높일 수 있다.
다만 LF디앤엘로의 지분 이전이나 두 기업의 합병은 모두 특수관계인 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 거래가격의 적정성, 세무 부담, 합병비율 산정 등이 쟁점이 될 수 있는 만큼 현재 시점에서 확정적 시나리오로 보기는 어렵다.
LF의 자사주도 승계 과정에 있어 적지 않을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LF는 최근 몇 년 동안 자사주를 꾸준히 늘려왔다. LF의 자사주 비율은 2024년 6.12%, 2025년 8.80%, 2026년 3월 기준 9.58%로 높아졌다.
향후 자사주가 소각되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 구 회장과 LF디앤엘, 비앤라이프, 구성모씨 등 오너 일가 지분율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주주환원 정책으로 설명될 수 있지만 승계 관점에서는 오너 일가가 추가로 주식을 사들이지 않아도 지배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다만 자사주 소각으로 주가와 주당가치가 오르면 향후 상속·증여세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구 회장으로서는 자사주 처리와 지분 이전 방식을 함께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구 회장이 여전히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쥐고 있는 만큼 승계가 단기간에 마무리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구성모씨는 현재 해외 유학 중으로 경영 수업을 이어가고 있는 단계로 파악된다.
LF 관계자는 “승계 여부는 확인되는 내용이 없고 현재 구성모씨는 해외 유학 중”이라며 “공시를 통해 관련 주식 취득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으며 이와 관련해 공시된 내용 외에 별도로 확인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