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노사 '영업이익 30% 성과급' 두고 진통, 홍범식 AI 신사업 확대 발목 잡히나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2026-05-21 14: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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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LG유플러스 사측과 노동조합이 성과급 지급 기준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홍범식 사장과 노조가 접점을 마련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의 30% 수준 성과급이 현실화할 경우 홍 사장이 추진하는 인공지능(AI) 신사업 투자 여력을 제약하는 동시, 해킹사고에 따른 과징금 리스크 부담까지 겹쳐 경영 부담을 한층 키울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 LG유플러스 노사가 성과급 지급 기준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맞서면서, 홍범식 사장(사진)의 AI 투자 확대와 해킹사고 리스크 대응에도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에 따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 결과가 홍 사장의 리더십과 LG유플러스의 AI 신사업 추진 속도를 가늠할 주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정보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 사측과 노조의 임단협 공동교섭단(민주유플러스지부·LG유플러스노동조합)은 이날 서울 LG유플러스 용산 사옥에서 오전부터 4차 임금 및 단체협약 본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노사 양측은 앞서 3월26일 첫 상견레를 겸한 1차 본교섭에 이어, 4월9일 2차 본교섭, 4월23일 3차 본교섭을 진행했다.
올해 임단협 협상의 최대 쟁점은 성과급 규모다.
노조는 임금 총액의 8% 인상과 함께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이번 성과급 요구가 그동안 회사 경영진에 집중돼온 이윤 배분 구조 속에서 노동의 대가를 정당하게 인정받기 위한 ‘분배 정의’ 차원의 요구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유플러스지부는 4차 임단협 본교섭 관련 소식지에서 “임원진의 화려한 발표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것은 결국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땀 흘리는 순간”이라며 “성과급 요구는 일시적이거나 일회성 요구가 아니라 사측의 불투명한 분배 방식을 바로잡고 노동 기여도를 공정하게 반영하기 위해 6년 동안 이어온 투쟁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노조 요구안을 단순 적용할 경우 지난해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 8921억 원 가운데 약 30%인 2676억 원이 성과급 재원으로 투입돼야 한다.
올해 실적 전망치인 영업이익 1조1213억 원을 기준으로 하면 성과급 규모는 약 3369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사측은 임금 총액 3% 인상안을 제시하면서, 성과급은 임금이 아니라 경영 성과에 따른 이익 분배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의 성과급 요구는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향후 LG유플러스의 투자 전략과 사업 방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홍 사장이 올해 AX(인공지능 전환) 중심 사업 확대를 핵심 경영 과제로 제시한 만큼 대규모 성과급 재원 부담은 신규 투자 여력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사장은 최근 통신 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기업간거래(B2B) AI 서비스와 데이터센터, AI 에이전트 등 신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통신 시장 성장세가 정체된 상황에서 AI 기반 신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홍 사장은 지난 3월24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B2B·AX 사업을 확장해 수익 구조를 혁신하겠다”며 데이터센터 성장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설계·구축·운영(DBO) 사업을 가속화하고, 에이전틱 AICC 등 신사업도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노조 요구대로 대규모 성과급 지급이 현실화할 경우 AI 사업 확대를 위한 재무적 여유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홍 사장 입장에서는 외부 리스크까지 겹치며 재무 부담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발생한 해킹사고 의혹과 관련해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 부과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기에 보안 인프라 강화 비용까지 더해질 경우 상당한 수준의 추가 지출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징금과 보안 대책 비용 부담이 경영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홍 사장으로서는 노조 요구대로 성과급 규모를 대폭 확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 삼성전자 노사의 대규모 성과급 잠정 합의와 함께 현대자동차·HD현대중공업·카카오 등 주요 기업들 노조가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면서, LG유플러스 노조 협상도 강경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연합뉴스>
특히 전날 삼성전자 노사가 영업이익 기반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을 포함한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점도 이날 LG유플러스 노사 협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이외에도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영업이익 최소 30%를 각각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성과급 보상 체계를 두고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대기업 노사 협상 전반에 성과급 확대 분위기가 형성될 경우 LG유플러스 노조도 보다 강경한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는 임단협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단계라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며 “노사 간 협의를 계속 이어가야 하는 상황인 만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