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B·신한·하나·우리·NH 등 5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1분기 증시 호황에 힘입어 일제히 실적을 크게 늘린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의 순이익 개선세가 눈에 띈다.
이제 막 우리금융지주에 편입된 우리투자증권을 제외한 대형 증권사 4곳 가운데 순이익 개선 폭이 압도적으로 높아서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를 바탕으로 1분기 사상 처음으로 신한금융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1위도 차지했다.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증시 활황의 바람을 타는 동시에 올해 시작한 발행어음 사업을 키우며 실적 개선세를 지속해서 이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 증권 계열사는 1분기 합산 순이익 1조2292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보다 114.1% 늘었다.
소형 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순이익 140억 원, 1300% 증가)를 제외한 대형 증권사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이 가장 높은 순이익 개선세를 보이며 실적 확대를 이끌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순이익 2884억 원을 거뒀다. 1년 전보다 16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128.5%), KB증권(93.3%), 하나증권(37.1%)과 비교하면 많게는 130%포인트, 적게는 40%포인트 가량 차이가 난다.
장정훈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날 실적발표에서 "신한투자증권은 자본시장 활황으로 주식 거래대금이 확대돼 위탁 수수료가 크게 증가하고 자기매매 수익 역시 개선되며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의 약진은 그룹 전체의 비은행 손익 비중 확대로도 이어졌다.
신한금융 1분기 순이익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 기여도는 34.5%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신한카드와 신한라이프의 실적이 후퇴한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이 ‘비은행 맏형’으로 올라서며 비은행 비중 확대를 이끈 셈이다.
이선훈 대표로서는 기분 좋은 2026년 출발일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신한투자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증권맨으로 지난해 1월 신한투자증권 대표에 올랐다. 당시는 신한투자증권이 2024년 4분기 내부통제 이슈에 따른 충당금 설정 등의 영향으로 순손실을 내는 등 경영적으로 어려울 때였다.
이 대표는 사실상 구원투수로 평가됐는데 신한투자증권은 이 대표 선임 직후인 지난해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 1079억 원을 내며 직전 분기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4년 1분기 순이익 757억 원과 비교하면 42.5% 증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간기준으로는 순이익 3816억 원을 거뒀다. 이는 2024년과 비교해 113% 늘어난 것이다.
| ▲ 신한투자증권이 올해 1분기 금융계열 대형 증권사 가운데 가장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기록했다. |
신한투자증권이 지금의 실적 개선세를 이어간다면 올해 사상 최대 실적도 다시 쓸 것으로 보인다.
신한투자증권의 사상 최대 실적은 2022년 4123억 원인데 이번 1분기 이미 당시 실적의 70% 가량을 올렸다.
이 대표는 증시 활황을 타고 올해 신사업인 발행어음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신사업으로 꼽히는 발행어음은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인가를 획득해 올해 2월 첫 상품을 출시했으며, 현재까지 약 2400억 원어치를 발행했다.
함께 발행어음 인가를 얻었던 하나증권이 현재까지 7천 억 원가량을 모집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다. 신한투자증권이 위험(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둔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재성 신한투자증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는 안정적 운영을 위해 발행 규모와 운영 규모를 일정 수준 제한할 것”이라며 “첫해 목표 수익률은 100BP(1%)”라고 밝혔다.
발행어음 사업은 증권사 IB 부문 강화를 위한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받는다.
이 대표도 올해 1월 신년사에서 “(신한투자증권은) 발행어음이라는 새로운 기회의 도약대에 서 있다”며 “기업에게는 성장을 위한 모험자본을 과감히 공급하고, 투자자에게는 성장의 과실을 투명하게 나누는 선순환 구조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발행어음은 증권사 IB 분야 강화의 토대”이라며 “실물 경기 호전과 함께 IPO 시장이나 인수금융이 활황을 보이게 된다면 발행어음을 통한 이익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