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솔 기자 sollee@businesspost.co.kr2026-04-06 15: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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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호중 hy그룹 회장이 2025년 팔도에서 배당으로 모두 211억 원을 수령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적이 부진한 상황 속에서도 고액 배당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팔도가 부진한 실적에도 그룹 오너인 윤호중 hy그룹 회장에게 수백억 원대의 배당을 이어가고 있다.
고액 배당의 원천으로 꼽혔던 러시아법인에서 받는 배당도 끊긴 가운데 사실상 차입금으로 배당을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팔도의 2025년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재무적 곳간이 넉넉하지 않음에도 배당을 높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팔도가 지난해 지분 100%를 보유한 윤호중 회장에게 배당한 금액은 모두 211억 원이다. 팔도의 배당 규모는 2021년 94억 원에서 2022년 111억 원, 2023년 215억 원, 2024년 441억 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배당은 2024년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지만 팔도의 실적을 살펴볼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팔도의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2024년 153억 원에서 2025년 9억 원으로 급감하며 사실상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떨어졌다. 매출이 같은 기간 5280억 원에서 4737억 원으로 약 10% 감소한 반면 판매비와관리비는 1607억 원에서 1595억 원으로 거의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팔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내수가 위축돼 매출이 감소했고 원재료 가격 상승 요인이 많아 판관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순이익은 2024년 1014억 원에서 2025년 1097억 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이는 대부분 지분법이익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분법이익은 같은 기간 1065억 원에서 1095억 원으로 확대됐다.
문제는 이 이익이 실제 현금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분법이익은 관계기업 실적을 반영하는 회계상 이익으로 현금 유입은 배당이 이뤄질 때만 발생한다.
실제 현금 흐름을 보면 상황은 다르다. 팔도가 2025년 관계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에치와이에서 받은 51억 원이 전부다. 핵심 수익원인 러시아 법인 도시락루스로부터는 배당이 이뤄지지 않았다.
▲ 팔도 러시아법인인 도시락루스가 2024~2025년 배당을 집행하지 않았다. 사진은 팔도 수출용 도시락. <팔도>
도시락루스는 팔도가 지분 99%를 보유한 사실상 완전 자회사로 러시아에서 ‘도시락’ 라면을 유통하고 있다. 매출은 2021년 2218억 원에서 2025년 5009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했고 순이익도 341억 원에서 1051억 원 수준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에도 배당은 중단된 상태다. 도시락루스이 팔도를 향해 집행한 배당은 2020년 39억 원, 2021년 45억 원, 2022년 130억 원, 2023년 285억 원으로 증가하다가 2024년과 2025년에는 중단됐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정부가 외국 기업의 자본 해외 유출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러시아가 지정한 비우호국 명단에 포함됐다.
법무법인세종은 “러시아 정부는 외환 유출 억제와 재정 안정을 위해 외환·세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러시아에 등록된 현지 법인의 해외 배당 송금에 대한 월 미화 100만 달러 한도는 2025년 3월 말 종료됐으나 비우호국 기업의 자금 송금은 여전히 엄격한 사전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팔도는 러시아에서 이익이 지속 발생함에도 현금은 회수하지 못하는 구조에 놓여 있는 것으로 읽힌다.
그럼에도 팔도의 수백억 원대 배당은 지속되고 있다.
팔도의 2025년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10억 원에 그쳤지만 배당금으로 유출된 현금은 211억 원이었다. 기초에는 현금 32억 원을 가지고 있었다.
부족한 재원은 차입으로 메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단기차입금은 2024년 135억 원에서 2025년 550억 원으로 증가했다.
팔도는 2025년 말을 기준으로 단기차입금 두 개를 들고 있다. 2026년 11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500억 원 규모와 2026년 5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50억 규모다. 2025년 초 보유하고 있던 단기차입금 135억 원 규모는 그 6월 상환됐다.
단기차입금이 크게 늘었음에도 외형상 재무 구조는 안정적인 편이다. 팔도의 부채비율은 2024년 10.4%에서 2025년 12.8%로 상승했다. 통상 부채비율이 100~200%까지 적정한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낮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자본총계가 1조2049억 원으로 큰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팔도 관계자는 “차입금은 투자 목적이며 중간배당은 7월에 이루어져 차입금과 무관하다”며 "2025년에는 2024년과 비교해 배당액이 크게 낮아졌고 배당성향도 19.24%로 높은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