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6-03-31 16:36:24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고환율 대응책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줄줄이 노선 축소를 발표하는 가운데 제주항공은 노선을 축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주목된다.
2024년 12월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 여파로 지난해 여객수 감소와 적자 전환 등 실적 악화를 겪은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국내 LCC 1위를 지키고, 실적 개선을 위해 공격 경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고유가·고환율에 대응해 잇달아 운항 편수 감축을 예고한 가운데 제주항공은 아직 감편 계획을 밝히지 않은 채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지난해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 공격 경영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
31일 항공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진에어,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 주요 LCC들이 운항 편수 감축을 예고했다.
진에어는 4월 중 8개 노선에서 45편, 에어로케이는 4~6월 국제선 4개 노선에서 일부, 에어프레미아는 4월20일~5월31일까지 국제선 40편, 이스타항공은 5월 인천~베트남 푸꾸옥 노선 50편, 에어부산은 동남아 노선 20편을 각각 줄이기로 결정했다.
잇단 감편 조치는 항공유 가격 급등과 함께 비수기인 2분기에 운항 관련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인 것으로 해석된다.
3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달러 당 1534원으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국제항공유가격은 지난 27일 기준 1갤런(3.79리터) 464.75센트(7126.9원)로 이란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평균보다 103.9% 상승했다.
고유가·고환율이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LCC들이 잇따라 노서 축소 계획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감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다른 LCC 기업들이 감편 계획을 밝힌 동남아 노선의 경우, 제주항공 홈페이지에 따르면 6월까지 베트남 하노이·다낭·푸꾸옥, 태국 방콕·치앙마이 등의 항공편 스케쥴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또 제주항공은 지난 24일부터 31일까지 인천~일본 히로시마 노선의 항공권의 특가 행사를, 지난 17일부터 31일까지는 인천~인도네시아 발리 노선 항공권 특가 행사를 시행하는 등 시황 악화 속에 오히려 마케팅에 힘을 싣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현재까지 운항편 축소 노선은 없다”며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이 다른 LCC들과 달리 노선 축소에 나서지 않는 것은 김 대표가 어려운 시기에 더 공격적 경영을 통해 국내 LCC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관측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2025년 무안공항에서의 여객기 사고 여파로 일부 감편이 있었지만 승객 운송실적은 국제선 약 928만천 명, 국내선 약 519만4천 명 등 합산 약 1447만6천 명으로 여객수 1위를 지켰다. 2위인 티웨이항공은 1326만2천 명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1~2월 총 탑승객(국내선 출발+국제선 출도착) 수 224만4191명으로 여전히 탑승객 실적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76만402명보다 27.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탑승객 실적 2위인 티웨이항공은 216만3114명, 3위 진에어는 190만2858명으로 제주항공 뒤를 바싹 추격하고 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월 ‘내실경영’을 선포하고 유휴자산 매각, 차세대 항공기 도입, AI 기반 디지털 전환 등을 통한 전사적 비용구조 개선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 제주항공이 항공기 운영비용과 연료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도입하고 있는 보잉 B737-8 여객기 모습. <제주항공>
제주항공은 기존 운용리스 방식으로 운용해온 B737-800 기종을 대체하기 위해 차세대 기종 B737-8의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 2026년 3월 기준 제주항공은 전체 항공기 45대 가운데 9대의 B737-8를 도입됐고, 연내 추가로 6대를 더 도입할 예정이다.
회사에 따르면 B737-800을 운용리스 방식에 비해 B737-8을 구매해 운영할 경우 비용을 14% 절감할 수 있다. 또 B737-8의 연료소모량은 기존보다 15% 적다.
제주항공은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5799억 원, 영업손실 1109억 원을 냈다. 2024년보다 매출은 18.4% 줄고,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했다.
박수영 한화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은 비수기인 2분기에 유류비 상승과 맞물려 다소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이며, 유가가 하반기 실적을 크게 좌우할 것"이라며 "다만 2025년 비상경영을 통해 재무안정성 확보한 상황으로, 구조조정 이후 시장점유율 확대 가능성 높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