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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호르무즈 '동맹국 파병' 연일 압박, 한국 해외파병 역사 되짚어보니

권석천 기자 bamco@businesspost.co.kr 2026-03-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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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병할 것을 우리나라를 포함해 우방에 요구하고 있다.

이에 한국 군함이 호르무즈 해협에 파견된다면 교전 가능성이 높아 국회 비준 여부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호르무즈 해협 파병 논란을 계기로 과거 해외파병 사례들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호르무즈 '동맹국 파병' 연일 압박, 한국 해외파병 역사 되짚어보니
▲ 외교부가 18일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선박과 선원의 안전 확보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관계부처 및 공관 합동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외교부>

22일 정부 움직임을 종합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두고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지만 결국 동맹국에 대해 계속해 파병을 압박하고 있어 한국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각) 자신의 트루스소셜에서 뉴욕포스트의 사설 ‘미국 동맹들, 정신 좀 차려야-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나서라’를 공유하고 “미국 동맹국들은 정신 좀 차려야 한다”며 “나서서 호르무즈 해협을 여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압박이 이처럼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해외 파병의 역사를 되짚어 보며 파병이 현실화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온다. 

가장 최근 사례이자 현재 상황과 비교하기 쉬운 선례로는 2020년 문재인 정부 당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이 꼽힌다.

미국은 2019년 1월3일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사살했고 이란은 이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을 공격했다. 당시 미국은 한국에 자신의 주도 아래 있는 ‘다국적군’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에 참여해 호르무즈 해협을 공동 방위할 것을 요청했다.

이때 한국 정부는 다국적군으로 참여하지 않고 ‘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아덴만에서 활동하던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는 새로운 군대를 파병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국회 비준을 받지 않았다. 특히 청해부대는 ‘독자군’의 지위를 갖도록 했다. 

독자군은 다국적군과 달리 우리나라 단독 지휘 하에 작전을 수행하게 되기 때문에 전쟁 상황으로부터 ‘선 긋기’가 가능해진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이때와 같은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당시는 전쟁 중이 아니었고 당사자인 이란이 우리나라 부대를 독자군을 인정하기까지 했다. 

현재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이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우리나라 군대가 파병된다면 교전 중인 이란의 영해에 들어가는 것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좁은 곳은 35km에 불과해 ‘킬박스(Kill Box)’로 불릴 만큼 군사적으로 위험하다. 한마디로 적의 표적이 되기 안성맞춤이 상황이다. 또 미국과 연합체계 아래 전쟁 개입의 여지가 있어 국회 비준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호르무즈 '동맹국 파병' 연일 압박, 한국 해외파병 역사 되짚어보니
▲ 제49회 현충일(6일)을 앞둔 2004년 6월4일 오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묘역에서 한 할머니가 월남전에서 전사한 아들의 묘비를 쓰다듬으며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무현 정부 당시 2004년에도 한국은 이라크 파병에 나섰다. 이라크 파병은 1차, 2차 두 차례로 이루어졌다. 

정부는 1차 파병 당시 재건·의료 중심의 서희부대(건설공병지원단)와 제마부대(의료지원단)를 파견했다. 자이툰부대(이라크 평화·재건사단)를 중심으로 한 2차 파병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 자이툰 부대는 주 목적 외에도 정예 병력이 포함돼  유사시 전투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라크 2차 파병은 베트남전 이후 최대 규모의 파병으로 규모가 3600명에 이르렀다. 여기에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 체계 아래 파병이 이뤄지며 전쟁 수행의 일원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부담이 컸다. 이에 따라 전 사회적으로 파병에 반대하는 반전 운동이 일었고, 국회에서도 여당을 중심으로 반대가 제기됐으나 결국 국회 비준을 거쳐 파병이 이뤄졌다.

다만 자이툰부대는 이라크 정규군이 이미 궤멸된 이후 비교적 안정된 북부 지역에 배치됐고 재건지원부대로서 투입됐다는 점에서 지금의 사태와는 역시 거리가 멀다. 

우리나라 유사 이래 실제 교전에 투입됐던 처음이자 마지막 전투병 파병은 박정희 정부의 베트남전 파병이다. 베트남전 파병은 정부 결정 뒤 국회 동의를 거쳐 비전투병 파견에서 전투부대 증파로 단계적으로 확대됐다. 

미국 주도 전쟁에 동맹군으로 참여한 성격이 강했지만, 현지에서는 한국군이 미군으로부터 전술책임지역을 인수받아 자체 지휘 아래 작전을 수행했다.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의 한국군 관련 통계에 따르면, 전체 누계 파병 인원은 약 32만4864명이었고 병력을 기준으로 1968년 최고 정점에 올라 당시 베트남 주둔 병력은 4만9869명에 이르렀다. 베트남전으로 우리나라는 전사·순직·사망 5099명, 전상 8380명, 부상2582명, 실종 4명의 피해를 입었다. 권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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