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기업들의 주주환원 확대가 재계 화두로 자리잡으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1·2위인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배당 기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적 악화에 제주항공은 올해도 무배당 가능성이 높고, 진에어는 대한항공-아시아나 산하 LCC 3사 통합에 앞서 7년 만에 배당을 재개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 제주항공은 2027년까지 배당 등 적극적 주주환원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최근 극심한 실적 부진에 빠져 올해 배당을 실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 <제주항공> |
15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LCC 업계에서 올해 어느 기업이 가장 먼저 배당 재개 신호탄을 쏠지 주목된다.
제주항공은 앞서 2024년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계획을 공개했다. 회사는 당시 자본준비금의 이익잉여금 전입을 통해 결손금을 보전하고, 배당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4년 9월 말 기준으로 회사 결손금은 3221억 원에 달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적부진이 한동안 지속된 탓이다.
다만 회사는 2024년 실적 회복세로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판단하고,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회에 걸쳐 진행한 유상증자로 확보한 6111억 원의 대부분을 결손금 상계에 활용키로 결정했다. 그 결과 이익잉여금 891억 원이 남게 됐다.
회사는 이같은 재무 상황에 따라 2027년까지 35%의 배당성향 또는 2.5%의 배당수익률이라는 주주환원책을 내놓았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은데 이어 올해도 유가와 환율 급등, 경쟁심화 등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되긴 쉽지 안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 1조5천억 원, 영업손실 125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20% 가까이 줄었지만, 수익성이 코로나19 사태 때만큼이나 하락했다.
지난해 높은 원/달러 환율이 유지되며 유류비, 정비비 등 달러 결제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여기에 기단 현대화를 위한 신기종 항공기 구매 등 비용 지출이 더해졌다.
제주항공은 LCC 업계 내에서도 최저 수준의 운임을 유지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평균 국제선 운임은 km당 73원 수준으로 경쟁사의 평균 운임 93.5원에 비해 낮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791억 원 결손 상태로 돌아섰다. 배당을 위해선 다시금 결손금 보전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 ▲ 내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산하 3개 저비용항공사 통합을 앞둔 진에어가 올해 배당을 재개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진에어> |
진에어는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다. 회사는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 감액 및 결손금 보전·이익잉여금 전입 안건을 의결했다.
전체 자본준비금 2961억 원 가운데 2천억 원을 투입해 1106억 원의 결손금을 보전하고, 나머지 894억 원은 이익잉여금 계정에 옮겼다.
회사는 지난해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내에서 배당을 실시할 것이라는 구체적 목표도 제시했다.
진에어도 지난해 실적 악화를 겪었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1조3811억 원, 영업손실 192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손실 폭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적자 폭이 작았던 만큼 이익잉여금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는 861억 원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의 보유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425억 원으로, 이 범위 안에서 현금 배당을 진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예상치 못했던 다양한 외부 환경 변화가 발생해 LCC들이 기존의 주주환원 계획을 그대로 이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오늘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