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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TSMC 반도체에 관세 면제 논의 구체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초조'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6-02-10 14:3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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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TSMC 반도체에 관세 면제 논의 구체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초조'
▲ 미국 트럼프 정부가 TSMC의 현지 반도체 공장 대규모 투자를 감안해 반도체 관세를 면세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TSMC 미국 애리조나 파운드리 1공장 홍보영상 일부.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트럼프 정부가 빅테크 기업들의 수요를 고려해 대만에서 수입하는 TSMC 반도체에 관세 면제 절차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이는 TSMC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전제로 한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와 유사한 수준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10일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 정부는 아마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업을 대상으로 반도체 관세 면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TSMC가 미국 고객사들에 주로 공급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에 관세 예외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TSMC가 현지에 1650억 달러(약 241조 원)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한 점을 감안해 이러한 조치를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SMC의 미국 내 반도체 설비 투자는 최근 대만과 마무리된 무역 합의에도 포함됐다. 미국은 이를 대가로 대만산 수입품에 관세율을 기존 20%에서 15%로 낮췄다.

트럼프 정부는 임기 초부터 꾸준히 반도체 및 이를 탑재한 제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사들의 미국 내 투자를 유도하려는 목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 100% 이상의 관세율을 책정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강경한 태도를 앞세워 왔다.

자연히 이는 반도체를 미국에 주요 수출 품목으로 삼고 있는 한국과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에도 중요한 변수로 꼽혀 왔다.

미국 정부가 TSMC에 반도체 관세 면제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비현실적 수준의 세율이 매겨질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는 다소 낮아지게 됐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TSMC와 관련해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관세 면제에 분명한 이유로 앞세우고 있는 만큼 한국에도 이와 유사한 원칙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TSMC를 뒤따라 미국에 설비 투자를 대폭 늘려야만 반도체 수출에 고율 관세를 피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미국 정부는 현지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동안 생산 물량의 2.5배, 완공 뒤에는 1.5배에 해당하는 물량을 미국에 무관세로 들여올 수 있다는 구체적 원칙도 제시했다.

결국 TSMC를 상대로 한 반도체 관세 정책을 다른 기업이나 국가에도 가이드라인을 앞세워 비슷한 형태의 투자 압박을 내놓을 공산이 크다.
 
미국 TSMC 반도체에 관세 면제 논의 구체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초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TSMC의 반도체 관세 면제 혜택이 한국 반도체 기업에도 희소식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셈이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국이 미국과 무역 합의 이행을 늦추고 있다고 주장하며 수입 관세율을 다시 25%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위협을 내놓고 있다.

이는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산업에서 한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압박 전략으로 볼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고개를 든다.

싱가포르 유력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강도 높은 협상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며 “미국과 대만 무역 합의를 표본으로 삼아 한국 반도체 기업의 미국 생산 확대를 이끌어내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에 370억 달러(약 59조 원), SK하이닉스는 38억7천만 달러(약 5조6천억 원)를 들여 각각 반도체 파운드리와 패키징 설비를 신설하기로 했다.

TSMC가 1650억 달러 이상의 투자 계획을 내놓은 것과 비교하면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한국 반도체 제조사들의 지출 확대를 유도할 만한 동기가 뚜렷한 셈이다.

미국 정부가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사용하는 반도체를 관세 면제 대상으로 논의중인 것은 이들 기업이 인공지능 산업에 가장 핵심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들의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투자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고성능 D램, 낸드플래시 기반 SSD 저장장치 등 대량의 메모리반도체 제품도 필수로 쓰인다.

결국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국 내 공장 투자를 트럼프 정부에서 갈수록 강력하게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점도 미국 정부가 자국 내 공장 유치를 확대해 공급망 안정화를 추진해야 할 이유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TSMC의 투자를 대가로 관세 면제 조치를 결정하는 것을 계기로 한국에도 이와 유사한 압박이 본격화될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정부가 자국에서 더 공격적으로 반도체 투자가 이뤄지는 일을 원하고 있다며 아직 관세 면제와 관련한 세부 내용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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