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urnal
2025금융포럼
기업과산업  소비자·유통

호텔신라 잇단 면세사업 철수로 외형 줄어, 호텔사업 호조로 수익 방어 기대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5-11-05 14:25:19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비즈니스포스트] 호텔신라를 향한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

신라면세점이 국내외 공항점에서 철수하면서 생길 매출 공백을 메울 방안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호텔신라 잇단 면세사업 철수로 외형 줄어, 호텔사업 호조로 수익 방어 기대
▲ 호텔신라를 향한 증권가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사진은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하지만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생각은 달라 보인다. 중국인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에 따른 시내면세점 매출 회복,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호텔업계의 호황을 감안할 때 실적 반등이 가능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5일 증권업계가 발간한 호텔신라 관련 리포트를 종합하면 이 회사를 향한 눈높이를 낮추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이날 호텔신라 목표주가를 내린 증권사만 삼성증권과 교보증권, NH투자증권 등 3곳이다. 유진투자증권은 호텔신라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BUY)에서 ‘중립’(HOLD)로 하향했다.

목표주가 하향은 3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호텔신라는 3분기 영업이익 114억 원을 내면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흑자전환했지만 시장 기대치(컨센서스)인 180억 원에는 크게 미달했다.

호텔신라가 중장기적으로 실적을 제대로 낼 수 있을지 의심하는 시각이 걷히지 않은 탓도 있다.

호텔신라는 9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일부 권역(DF1)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4일 이사회를 열고 신라면세점 마카오 국제공항점 운영을 6일부터 종료하기로 결의했다.

두 면세점이 한 해 버는 매출은 2024년 기준으로 5천억~5300억 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면세사업에서 낸 매출이 3조3천억 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부터는 이 매출의 6분의 1가량을 빼고 손익계산서를 다시 써야 하는 셈이다.

물론 호텔신라가 매출을 포기하더라도 수익성을 바로 세우는 관점에서 내린 판단으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호텔신라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짐을 빼기로 한 권역에서 지난해만 600억~800억 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된다. 마카오 국제공항점 역시 손익분기점(BEP)을 간신히 달성할 정도로, 현금을 벌어들이는 데는 부침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신라가 두 점포 철수로 많으면 연간 1천억 원 이상의 손익을 개선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다.

하지만 면세업계가 기본적으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는 업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매출 공백을 메우려는 별도의 시도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증권업계의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호텔신라 역시 4월 투자설명서에서 “면세사업의 핵심은 제품 소싱 규모 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 확보 및 MD 역량, 재고 관리 역량 등”이라며 “장기간 매출 규모 확대를 도모하는 전략을 꾸준히 추진해 납품업체에 대한 교섭력의 증대 등을 통해 규모의 경제 강화의 수혜를 점진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스스로 밝혔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의 영업 환경 어려움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부진한 사업장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하고 있음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다만 이에 따른 외형 축소가 불가피한 만큼 시내점 중심의 매출 회복 전략이 동반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호텔신라 경영진도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는 듯하다, 다만 증권사 연구원들처럼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않은 분위기이다.

호텔신라는 4일 콘퍼런스콜에서 면세점 2곳 철수에도 매출 방어가 가능하다는 점을 짚었다. 시내면세점 중심으로 매출을 회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9월 말부터 시행된 중국인 단체관광객 대상으로 한 무비자 입국 허용이 면세업계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는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시내점에서 실적 회복이 가능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면세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1명이 소비하는 돈이 예전보다 떨어졌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어쨌든 매장에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공항점에서 생긴 공백을 시내점이 온전히 메울 수 있을지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어쨌든 반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호텔신라 잇단 면세사업 철수로 외형 줄어, 호텔사업 호조로 수익 방어 기대
▲ 호텔신라는 시내면세점 매출 확대로 공항점 2곳 철수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장충동 신라면세점. <호텔신라>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조치는 내년 6월 말까지 시행 예정이다. 다만 중국 정부가 최근 한국을 포함한 45개 국가의 무비자 입국 조치를 기존 올해 말에서 내년 말로 1년 연장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 정부의 정책도 연장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호텔신라는 호텔사업의 호조도 실적 반등을 견인할 한 요소라고 보고 있다.

호텔사업은 호텔신라의 매출에서 20%가량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영업손익만 보면 호텔사업이 면세사업을 압도하는 흐름은 오래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올해만 보더라도 호텔사업에서 번 영업이익은 1~3분기 443억 원으로 같은 기간 면세사업에서 본 영업손실 267억 원을 훌쩍 넘는다. 2024년 역시 면세사업에서는 영업손실 697억 원을 냈지만 호텔사업에서는 영업이익 645억 원을 거뒀다.

호텔업황은 앞으로도 당분간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통상 호텔업계의 성수기는 3분기로 꼽힌다. 투숙율도 보통 2~3분기가 1분기나 4분기보다 높다.

하지만 호텔신라는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에도 3분기와 비슷한 규모의 영업이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외국인 방한은 늘어나지만 이를 모두 수용할 5성급 호텔의 공급이 부족해 평균객실요금(ADR)이 올라가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남희헌 기자

최신기사

키움증권 "롯데웰푸드 3분기 감익에서 증익으로 전환, 4분기도 무난한 증익 예상"
농협금융 생산적 금융에 108조 공급, 이찬후 "변화와 혁신으로 상생 성장"
키움증권 "휴젤 경쟁 심화와 비용 증가, 새로운 분들의 힘을 기다리자"
이스타항공 창업자 이상직, '부정 채용' 의혹 항소심서 무죄
현대백화점 3분기 영업이익 726억 12% 늘어, 백화점·면세점 수익성 개선
키움증권 "셀트리온 짐펜트라 약세, 타 시밀러 신제품 매출 증가로 상쇄"
네이버, 일본 콘텐츠 플랫폼 '노트' 20억 엔 투자해 2대주주 올라
금융위 롯데손보에 경영개선권고, "자본 건정성 취약"
DS투자 "크래프톤 장기적 성장방향은 옳다, 로드맵 가시화가 필요"
현대그린푸드 단체급식·식자재 유통 꼭지점 닿다, 박홍진 '케어푸드' 미래 성장사업으로
Cjournal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