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물산 주요 사업 가운데 건설부문의 올해 3분기 실적이 특히 부진했다는 평가가 많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3분기에 매출 3조900억 원, 영업이익 1110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31%, 영업이익은 52.9% 줄어든 것이다.
삼성물산의 3분기 전체 실적을 보면 건설부문의 영업이익 감소가 두드러진다.
삼성물산은 3분기에 전체 사업부문을 통해 매출 10조1509억 원, 영업이익 9934억 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34.9% 늘었다.
올해 3분기 삼성물산의 영업이익 증가는 바이오사업 부문이 이끌었다. 바이오사업 부문에서는 매출 1조6600억 원, 영업이익 7220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39.8%, 영업이익은 117% 증가했다.
오 사장으로서는 올해 3분기 실적에 아쉬움이 클 수 있다. 삼성물산 전체 사업부문 가운데 건설부문은 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며 실적을 이끌어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삼성물산 영업이익 2조9840억 원 가운데 3분의 1가량인 1조10억 원이 건설부문의 영업이익이었다.
삼성물산은 건설부문의 3분기 실적을 놓고 “그룹 하이테크 물량 등 대규모 프로젝트 마무리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 사장으로서는 실적에 마냥 어깨가 무거운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둘러싼 사업 여건과 올해 수주 실적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실적이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3분기 말 기준으로 29조6850억 규모의 수주 잔고를 쌓았다. 올해 상반기 말 25조5060억 원에서 4조 원 이상이 증가한 것이다.
국내 도시정비 시장에서는 신규 수주가 9조 원을 넘어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하이테크를 비롯해 해외 플랜트 등에서도 수주실적을 쌓고 있다.
특히 오 사장에게는 반도체 산업이 호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수주 확대에 기대감을 키울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삼성전자가 발주하는 하이테크 수주로 외형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4분기부터 평택 P4 마감공사, 미국 테일러 설비 공사 등으로 실적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반도체 산업의 활황과 세계적 원전 수요 확대로 실적에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원전, 소형모듈원전(SMR) 등 원전 사업 역시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실적 반등에 힘을 실어줄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과 미국 사이 원전 협력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미국 내 원전 건설에 한국 기업의 참여 가능성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29일 경주에서 진행된 한국과 미국 사이 정상회담에서 원자력 관련 협력은 주요 현안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나 우라늄 농축 관련 실질적 협의가 진척되도록 지시해주시면 빠른 속도로 해결할 수 있을 듯 하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 사이 협상이 진행 중인 원자력 협정 개정이 마무리되면 한국 원전 관련 기업들이 미국과 원전 협력은 진행하는 데 운신의 폭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물산은 현대건설과 함께 해외에서 대형원전 건설 경험이 있는 건설사 가운데 하나인 만큼 한미 원전 협력 강화로 수혜를 볼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글로벌 원전 건설 경험이 가장 많은 업체 중 하나”라며 “삼성물산은 원전 기기설치, 부품 제작 인증 외에 배관시스템 설계 인증도 미국기계학회(ASME) 로부터 취득해서 소형모듈원전(SMR) 설계조달시공(EPC) 전체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원전 확대가 가시화 된다면 삼성물산 투자자들에게도 그 효과가 긍정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