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urnal
Cjournal
기업과산업  전자·전기·정보통신

미국 규제에 중국 '파운드리 굴기' 빨라져, 자체 노광장비 5나노 기술 확보로 삼성전자 추격 가속

김호현 기자 hsmyk@businesspost.co.kr 2025-09-18 15:28:32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미국 규제에 중국 '파운드리 굴기' 빨라져, 자체 노광장비 5나노 기술 확보로 삼성전자 추격 가속
▲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가 중국 스타트업이 자체 개발한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통해 5나노 첨단 공정 생산 기술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대표 기업인 SMIC가 중국 반도체 장비 기업이 개발한 자체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활용해 첨단 5나노 공정 생산기술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로 SMIC는 현재까지 7나노 공정에서 낮은 수율(완성품 비율)을 보이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주요 장비 국산화와 기술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빠르게 추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를 포함한 외신을 종합하면 SMIC가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반도체 장비 기업 ‘율량성(Yuliangsheng)’과 새로운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를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로 파운드리 첨단 공정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세계 1위 노광장비 기업인 네덜란드 ASML, 반도체 부품과 장비를 개발하는 미국의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등은 중국에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이 금지된 상황이다.

중국에 수출이 허용된 장비는 구형 DUV 노광 장비 정도였다. 대만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ASML의 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공정 장비 수주에서 상당한 기술 격차가 났다.

SMIC는 구형 장비를 통해 7나노 공정으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지만, 수율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일본 증권사 마즈호의 비제이 라케시 연구원은 “화웨이의 주요 파운드리인 SMIC의 7나노 공정 수율은 여전히 매우 낮은 30% 수준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규제가 심해질수록 중국은 오히려 반도체 기술 자립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초 중국 선전시는 ‘반도체·직접회로 산업의 고품질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를 발표했다. 이 조치에는 50억 위안(약 9700억 원)의 반도체 투자 펀드 조성과 함께 반도체 장비·부품 개발, 패키징 기술 선진화 등이 포함됐다.

지난 8일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국의 반도체 장비 매출은 113억6천만 달러(약 15조7400억 원)로 전 세계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미국의 반도체 장비 규제에도 매출은 오히려 1분기보다 11% 늘었다.

지난 4일 중국 우시에서 열린 장비전시회 제13회 반도체설비연례회의에 참석한 중국 반도체 장비업체 나우라의 자오진룽 회장은 “중국 대형 장비 업체 12곳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45%씩 성장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반도체 자립은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미 세계 2위 수준으로 성장한 생산능력뿐 아니라 첨단 공정 기술력에서도 추격을 가속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욜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중국의 세계 파운드리 생산능력 점유율은 21%로 대만(23%)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9%로 3위에 머물렀다. 파운드리 생산설비 측면에서는 이미 한국을 뛰어넘은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SMIC의 파운드리 매출 점유율은 5.1%로 삼성전자(7.3%)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생산능력과 더불어 첨단 공정 수주가 늘어날수록 매출이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SMIC의 추격 속도가 앞으로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규제에 중국 '파운드리 굴기' 빨라져, 자체 노광장비 5나노 기술 확보로 삼성전자 추격 가속
▲ 중국 SMIC의 반도체 공장 내부 모습. < SMIC 홈페이지 갈무리 >

SMIC가 새 DUV 노광 장비로 도전하는 5나노 공정은 글로벌 수준의 첨단 공정이다.

엔비디아가 올해 출시한 ‘블랙웰(B200)’ AI 그래픽처리장치(GPU)는 TSMC의 4나노 공정으로 만들어졌다. AMD의 ‘MI300’ 시리즈는 TSMC의 5나노와 6나노 공정을 활용했다.

이는 중국의 AI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대표적 AI 반도체 기업 화웨이의 어센드910 AI 칩 역시 5나노 공정으로 제작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중국 반도체 전문매체 화웨이센트럴은 “(SMIC의 새 DUV 노광 장비 테스트는) 화웨이에 희소식”이라며 “상황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이 새로운 시도는 중국 기업들에 많은 기회를 열어주고,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아직 SMIC의 5나노 공정 기술 도입은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7나노 공정 수율조차 안정화하지 못한 상황에서 5나노 공정 수율 안정화까진 시간이 상당히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캐나다 IT매체 WCCF테크는 “중국 DUV 노광 장비는 최대 5나노 생산까지 확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심자외선 기술로 이 노드 크기를 구현하기 위해선 다중 패터닝 등 오버헤드(추가 필요 자원)가 발생하고, 오류가 누적돼 수율이 낮아진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MIC가 아직 기술적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보진 않는다”며 “첨단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파운드리 공정은 메모리반도체와 비교해 여전히 상당한 격차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호현 기자

최신기사

엔비디아 인텔에 50억 달러 지분투자, 로이터 "TSMC에 잠재적 위협"
한국GM 노사 임금교섭 잠정합의, 기본급 인상에 성과급 1750만원 지급
고려아연 자사주 잔여분 연내 전량 소각, "총주주환원율 200% 목표"
현대차 미국서 해외 첫 'CEO 인베스터데이', 2030년까지 77조3천억 투자
신라면세점 인천공항서 철수, "운영 지속하기엔 손실 너무 커"
삼성전자 XR기기 '무한' 10월22일 공개, 곧바로 정식판매 돌입
SK하이닉스 HBM4 엔비디아 최대 공급사 전망, 삼성전자는 속도 우위
해킹 사태에 고개 숙인 롯데카드 조좌진, "사임 포함한 인적 쇄신 약속한다"
금감원 직원 1100여명 국회 앞 조직개편 반대 집회, "자리 나눠먹기 위한 해체"
노동장관 김영훈 "노란봉투법은 중대재해예방에 도움" "구체적 메뉴얼 마련"
Cjournal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