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롯데정밀화학이 3대 주력 사업으로 꼽히는 염소 및 암모니아 계열과 그린소재인 셀룰로스 분야의 업황 개선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승원 롯데정밀화학 대표는 임기 첫해부터 3년 전부터 이어져온 실적 후퇴 흐름을 반전시킬 것으로 보인다.
▲ 정승원 롯데정밀화학 대표는 임기 첫해에 3년 전부터 이어진 연간 실적 후퇴 흐름을 반환시킬 것으로 보인다. <롯데정밀화학> |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정밀화학은 올해 2분기 일시적 부진을 겪었지만 하반기부터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정밀화학은 2분기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정기보수를 진행했다. 이에 따른 기회비용이 발생하며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롯데정밀화학은 2025년 2분기 매출 4247억 원, 영업이익 87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7%, 53.7% 감소한 수치다.
다만 이러한 실적 부진은 시장에서 이미 예견된 수준으로 절대적 이익 규모 축소보다는 앞으로 반등 가능성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하반기부터는 전체 매출의 3분의 1씩을 차지하는 주력 사업인 염소 및 암모니아 계열과 그린소재 분야의 업황 개선이 실적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부진하던 염소 계열 에피클로로히드린(ECH) 소재의 경우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판매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ECH는 크게 팜유 기반 바이오디젤에서 나오는 글리세린이나 석유 및 천연가스에서 나오는 프로필렌으로 만들어진다. 공급과잉으로 ECH 적자를 야기했던 중국의 경우 글리세린을 위주로, 롯데정밀화학은 프로필렌을 중심으로 ECH를 생산한다.
최근 프로필렌 가격이 8% 하락했음에도 경쟁 원료인 글리세린은 미국이 주요 수출국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할 것이란 소식에 6% 상승해 ECH 국제 가격을 끌어올리는데 영향을 미쳤다.
이에 8월 초 ECH-프로필렌 스프레드(판매가와 제조원가 차이)는 1142달러까지 오르며 통상적 손익분기점(BEP)이라고 여겨지는 900~1천 달러를 넘어섰다. 프로필렌을 원료로 활용하는 롯데정밀화학에게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한승재 DB증권 연구원은 “3분기 ECH를 포함한 롯데정밀화학의 염소계열 사업이 9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암모니아 계열도 판매가 상승에 따른 매출액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암모니아 생산량 6위로 약 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이란은 2025년 6월 이스라엘과의 분쟁으로 일부 암모니아 생산 공장이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의 생산량 감축으로 암모니아 가격의 반등 예상된다”며 “롯데정밀화학 암모니아 계열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린소재 사업에서는 식·의약용 셀룰로스 6천 톤 증설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셀룰로스는 용도에 따라 산업용과 식·의약용 등 2가지로 나뉜다. 증설에 들어간 식·의약용 셀룰로스는 알약(타블렛) 코팅과 캡슐 원료, 유화제 등에 사용돼 약물이 특정 부위까지 녹지 않고 도달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약효 지속기간 조절을 도와준다.
▲ 롯데정밀화학이 그린소재 사업에서 식·의약용 셀룰로스 6천 톤 증설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롯데정밀화학 울산 공장의 모습. <롯데정밀화학> |
식·의약용 셀룰로스는 고객 요구에 따라 수백 가지 맞춤형 규격을 개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만큼 고부가가치 소재로서 롯데정밀화학 실적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정밀화학이 지난해 10월 세계 1위 의약용 셀룰로스 유통사인 컬러콘과 1조 원 규모의 유통 계약을 체결하며 판매처를 확대한 점이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셀룰로스가 상대적으로 고부가 소재이기 때문에 회사의 영업이익률 상승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력 사업들이 모두 호재를 맞이하면서 올해 임기 첫해를 시작한 정승원 대표는 롯데정밀화학 연간 실적에서도 반전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롯데정밀화학이 매출 1조7천억 원대와 80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4년 매출 1조6710억 원과 영업이익 500억 원과 비교하면 각각 매출 1.7%, 영업이익 60% 성장하는 수치다.
롯데정밀화학은 2022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뒤 2023년과 지난해 실적이 지속해서 하락했지만 2025년에는 3년 만에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점쳐진다.
정 대표로서는 올해 실적이 증가세로 전환되는 것이 큰 의미를 가진다. 사실상 취임 첫해 고부가 소재 바탕으로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이영준 롯데화학군 총괄대표는 지난 7월 롯데 화학군 임원 및 팀장을 대상으로 열린 ‘2025 리더십 서밋’에서 “본원적 핵심역량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기회를 적극 발굴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런 방침을 정 대표가 가장 먼저 실현내가며 '글로벌 스페셜티 화학사로 도약'하는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롯데정밀화학은 셀룰로스를 중심으로 스페셜티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3분기부터는 ECH 시황도 개선되며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