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후 실장이 몸담은 음악 사업부문은 영업이익을 늘린 반면 정종환 총괄이 맡은 영화드라마 사업부문은 적자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28일 CJENM에 따르면 내달 7일 CJENM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증권업계에서 내놓은 실적 추정치를 종합하면 CJENM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7.3% 늘어난 1조2503억 원, 영업이익은 15.8% 줄어든 297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경후 실장이 전두지휘하는 음악콘텐츠사업부문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81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9%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정종환 총괄의 영화드라마 사업본부는 영업손실 49억 원을 내며 적자를 지속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두 사업부문은 자회사 농사 성과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음악 사업본부는 한국 레이블 ‘웨이크원’ 소속 그룹 ‘제로베이스원’과 일본 레이블인 ‘라포네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제이오원’, ‘아이엔아이’ 등이 앨범과 콘서트 등 활동으로 실적에 기여했다. 이들 그룹은 CJENM의 자체 아이돌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보이즈플래닛’과 ‘프로듀스101 재팬’ 등으로 제작됐다.
반면 영화드라마 사업부문에서 미국 스튜디오 역할을 하는 피프스시즌은 아쉬운 성과를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피프스시즌은 정종환 총괄이 인수 단계부터 관여했다고 알려졌다.
피프스시즌은 2분기 드라마 3편(19회)과 영화 2편을 납품하며 영업손실 약 100억 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추정된다.
피프스시즌은 2022년 순손실 692억 원을 시작으로 2023년 -1179억 원, 2024년 -918억 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올해 1분기에도 순손실 204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 당시 인수가격으로 약 9300억 원을 투입한 대규모 프로젝트임에도 흑자전환이 늦어지며 실적 기여도가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CJENM은 피프스시즌에서 올해 드라마와 영화, 다큐멘터리 등 콘텐츠를 모두 20여 편 공급할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피프스시즌 인수 당시에는 연간 약 40편 공급을 목표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미국 할리우드 작가 파업 등의 영향으로 시장 연착륙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정 총괄이 맡은 것으로 알려진 콘텐츠 해외유통 실적도 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CJENM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2분기 콘텐츠의 미주와 유럽, 아시아 등 해외 지역 판매를 강화하고 브라질과 멕시코 등 중남미 유통을 확대할 것으로 밝혔다.
▲ 9월 개봉하는 CJENM 투자·배급 영화 ‘어쩔 수가 없다’의 한 장면. < CJENM >
드라마 ‘미지의 서울’은 넷플릭스에, ‘금주를 부탁해’는 일본과 대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 판매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영화는 2분기 투자·배급 작품이 개봉하지 않으면서 실적에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영화 개봉작의 부재는 CJENM뿐 아니라 국내 영화 산업 전반의 문제로 꼽힌다. 코로나19 기간 영화 개봉이 밀리며 투자비 회수가 어려워지고 OTT 등으로 관객이 이동하면서 신작 영화 투자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OTT 의존도가 심화되면서 국내 드라마와 영화 제작사들이 수익 분배에서 불리해진 점도 콘텐츠 창작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된다.
하반기에도 음악 사업부문은 순항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엠넷에서는 7월17일부터 한중 합작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인 ‘보이즈2플래닛’을 방영하고 있다. 중국은 이전에도 ‘프로듀스101’ 포맷을 수입하는 등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수요가 있는 시장이다. 최근 한·중 관계 개선 흐름에 힘입어 합작 아이돌이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반면 영화드라마 사업부문의 실적 개선은 미지수다. 피프스시즌이 하반기 드라마 2편과 영화 2편 납품을 앞두고 있어 납품 수가 빠르게 확대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영화는 8월 개봉작 ‘악마가 이사왔다’와 박찬욱 감독 작품 ‘어쩔 수가 없다’, 한·미 합작 ‘부고니아’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어쩔 수가 없다’와 ‘부고니아’가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이탈리아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나란히 초청된 점은 해외 성과를 기대할 만한 요인이다.
이경후 실장·정종환 총괄 부부가 CJENM에서 함께 일하게 된 것은 2024년부터다. 먼저 CJENM에 근무하던 이 실장은 그해 정기 임원 인사에서 음악콘텐츠사업본부 최고창작책임자(CCO)를 겸임하게 됐다. 이때 정 총괄은 지주사 CJ에서 CJENM 콘텐츠·글로벌사업 총괄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음악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2024년 1분기 48억 원, 2분기 49억 원, 3분기 24억 원, 4분기 189억 원, 2025년 1분기 27억 원으로 흑자를 지속했다. 반면 영화드라마 사업부문은 2024년 4분기 기록한 영업이익 7억 원을 제외하고 분기 적자를 면하지 못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