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술과 무인 로보택시,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 등 핵심 신사업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협력을 핵심 요소로 앞세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위탁생산을 담당할 AI6 반도체가 인공지능 기술 학습과 서비스 구현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테슬라 옵티머스 로봇과 사이버트럭 전기차 사진. |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위탁생산을 맡기는 ‘AI6’ 인공지능 반도체를 자율주행 로보택시 및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 핵심 기술로 앞세우고 있다.
AI6는 이전 세대보다 성능이 대폭 개선되고 테슬라의 인공지능 학습 및 자율주행 반도체를 통합하는 형태로 개발될 수 있어 미래 신사업에 가장 중요한 기술로 자리잡을 공산이 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계정 X에 “삼성전자는 텍사스 새 파운드리 공장을 테슬라의 차세대 AI6 생산에 집중해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와 테슬라 사이 협력의 전략적 중요성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미래 신사업에 기여하는 효과가 클 것이라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현재 테슬라 자율주행 반도체 AI4 제조를 담당하고 있다. 차기 제품인 AI5는 TSMC의 대만 및 미국 애리조나 파운드리 공장에서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차세대 AI6 반도체 파운드리를 삼성전자에 맡기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은 해당 제품이 이전 세대 제품들과는 분명히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최근 테슬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일론 머스크는 인공지능 슈퍼컴퓨터에 활용하는 자체 설계 반도체 ‘도조’ 시리즈와 AI6을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도조 시리즈는 인공지능 기술 학습에, AI4 및 AI5 반도체는 학습된 모델을 실행하는 추론용 반도체로 차량에 탑재돼 자율주행 기능 구현에 활용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는 “도조3 및 AI6 반도체는 직관적으로 생각할 때 통합의 길을 찾게 될 것”이라며 자동차나 인공지능 로봇, 슈퍼컴퓨터에 모두 탑재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테슬라가 그동안 슈퍼컴퓨터 및 자율주행차용 반도체를 별도로 개발하고 생산했던 것과 달리 AI6은 양쪽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범용 플랫폼 제품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삼성전자가 AI6 반도체 위탁생산을 수주했다는 것은 앞으로 테슬라 슈퍼컴퓨터와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로봇 ‘옵티머스’ 등에 쓰일 반도체를 모두 생산하게 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일론 머스크는 이처럼 동일한 반도체를 자율주행차나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에는 2대씩, 슈퍼컴퓨터용 제품에는 512개 정도 탑재하는 방식이 가장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앞으로 담당하게 될 파운드리 생산 물량도 상당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가 전기차 제조사에서 벗어나 무인 자율주행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등 인공지능 기반 신사업을 주력으로 하도록 바꿔내겠다는 목표를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이번 콘퍼런스콜에서도 그는 “자율주행과 로봇 기술은 하드웨어의 가치를 하늘 높이 치솟도록 할 수 있는 핵심 요소”라고 말하며 이러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삼성전자와 협력의 전략적 중요성을 일론 머스크가 적극적으로 강조한 것도 미래 신사업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바탕에 두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테슬라는 전기차와 인공지능 및 자율주행 기술, 휴머노이드 로봇과 같은 핵심 사업에서 모든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보유하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 구현에 필요한 미세공정 반도체는 직접 생산 기술을 확보하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해 외부 파운드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분야다.
TSMC는 현재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엔비디아와 애플, AMD와 인텔 등 대형 고객사 주문을 사실상 독식하며 생산 능력에 한계를 맞았다.
테슬라가 TSMC에 계속 인공지능 반도체 생산을 맡긴다면 파운드리 단가 또는 물량 확보 측면에서 단점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삼성전자와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신설하는 첨단 파운드리 공장은 테슬라의 대규모 기가팩토리 공장과 본사가 있는 텍사스주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차별점으로 지목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미국 파운드리 공장의 대형 고객사 물량 수주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따라 공장을 가동하는 시기도 여러 차례 늦춰졌다.
하지만 이제는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 대량 공급을 책임지게 된 만큼 파운드리 사업에서 반전 기회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삼성전자 텍사스 파운드리 공장은 테슬라의 로보택시와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신사업의 성장 계획을 현실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중심 기지 역할을 할 공산이 크다.
일론 머스크는 “삼성전자는 테슬라가 제조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며 “반도체 공장이 집에서도 가까운 만큼 진행 상황을 직접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