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복 한국서부발전 사장(왼쪽)이 2024년 11월15일 독일 라인베스트팔렌전력 오프쇼어 윈드와 공동사업개발 업무협약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서부발전> |
[비즈니스포스트]
이정복 한국서부발전 사장은 1989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해 36년간 발전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한전맨'이다.
2023년 5월에는 한국전력 사장 직무대행을 맡으며 위기 대응과 조직 운영 전반에 걸친 경험을 쌓았고, 2024년 9월 서부발전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정복 사장은 취임사에서 “서부발전은 친환경, 분산화, 디지털화 등 에너지 대변혁 시대를 맞이해 중요한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며 “에너지 안보의 큰 축을 담당하는 발전공기업으로서 연간 예산의 75%에 달하는 연료의 안정·경제적 확보와 친환경에너지 전환의 적극 추진, 신사업 및 디지털 기술의 확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4년 9월 취임사에서 한 이야기지만, 새롭게 탄생한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과도 일치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 '기술의 서부발전', 가스터빈, 저탄소 화학발전 분야에서 세계적 성과
이정복 사장은 기술을 서부발전 미래 경쟁력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서부발전은 수소와 가스터빈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성과를 낸 적이 있고, 디지털·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한 발전소의 운영 고도화 작업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서부발전의 기술적 성과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사례는 바로 김포열병합발전소다.
김포열병합발전소는 서부발전 출범 이후 신규 부지에 건설된 첫 열병합발전소다. 2023년 7월 완공 당시, 국내 최초로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가스터빈의 상업 운전에 성공했다.
김포열병합발전소가 첫 국산 가스터빈 상업운전에 성공하면서 한국은 미국, 일본, 독일,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5번째로 발전용 가스터빈 기술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기술의 서부발전’의 시작이었다.
서부발전은 같은 해 세계 최초로 중대형 가스터빈에 수소를 60%까지 혼합해 발전하는 '수소 혼소' 기술 실증에 성공하기도 했다.
서부발전은 이외에도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기술을 국내 유일, 세계 7번째로 확보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서부발전의 IGCC발전소는 국내 최초의 상업용 IGCC 플랜트다.
IGCC는 석탄을 고온·고압의 환경에서 가스화시켜 연료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석탄의 청정 이용과 탄소저감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는다.
◆ 디지털트윈과 인공지능, 발전소 운영 고도화의 핵심 기술
이정복 사장은 디지털트윈,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발전소 운영의 디지털 혁신도 추진하고 있다.
이정복 사장은 2024년 11월 열린 ‘제 1회 WP 디지털 이노베이터 챌린지’ 행사에서 “디지털 변환은 회사의 핵심 업무다. 디지털 이노베이터들이 능동적이고 적극적 자세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주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서부발전은 디지털트윈 기술을 발전소 운영에 적용하기 위해 김포발전본부를 대상으로 운영 최적화 설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발전사 최초로 발전소 설비 운영 업무에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했고,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결함을 사전에 예측해 문제를 신속히 해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데도 성공했다.
▲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왼쪽)이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과 3월28일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에서 열린 여수천연가스발전소 주기기 공급계약 체결식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
◆ 경영평가 B등급으로 선방, 기술 중심 경영을 성과로 입증할 수 있을까
서부발전은 2022년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으나 2023년 C등급으로 하락한 뒤, 올해 6월20일 발표된 2024년 평가에서는 B등급으로 반등했다.
다행히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에 성공했지만, 남동·남부·동서발전이 A등급을 받은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이정복 사장이 2024년 9월부터 서부발전을 맡은 만큼,
이정복 사장에게 더욱 중요한 평가는 내년에 발표될 2025년 평가이기도 하다. 2025년이 이 사장의 능력이 온전히 경영에 반영되는 첫 해이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서부발전의 미래는
이정복 사장이 서부발전의 기술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성과로 연결할 수 있을지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력발전을 완전히 버릴 수는 없는 신재생에너지 전환의 과도기에서 한국서부발전이 보유한 석탄가스화복합발전 기술이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