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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대한전선 '설계 유출' 공방, 세계 전력망 시장 커지는데 파열음 증폭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5-05-0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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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대한전선 '설계 유출' 공방, 세계 전력망 시장 커지는데 파열음 증폭
▲ LS전선과 대한전선 간의 해저케이블공장 '설계유출' 여부와 관련한 수사가 진전되는 가운데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대한전선과 LS전선이 해저케이블공장 ‘설계유출’을 두고 진실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LS전선은 대한전선의 당진해저케이블 공장설계(레이아웃)가 자사 동해해저케이블 공장을 도용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대한전선은 자체 기술과 노하우로 공장을 지은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국내 전선업계를 양분하고 있는 두 회사의 분쟁이 가열되면서,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사태가 해외 전선기업과 수주전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전선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LS전선과 대한전선의 해저케이블공장 설계유출과 관련한 진실공방이 법적분쟁으로 확대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3월24일 부정경쟁방지·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협의로 가운건축사무소 관계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가운건축사무소는 2008∼2023년 LS전선의 해저케이블공장(1∼4동) 건축 설계를 맡은 데 이어 대한전선 당진 해저케이블공장 건설까지 맡으며 이번 ‘설계유출 의혹’의 중심에 선 곳이다. 

경찰은 2024년 7~11월 세 차례에 걸쳐 가운건축사무소에 압수수색을 실시한데 이어, 피의자 조사에 들어가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LS전선은 가운건축사무소를 통해 자신들의 생산공정 도면이 대한전선 측에 유출됐으며, 대한전선이 기술탈취를 위해 가운건축사무소에 먼저 접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백~수천 톤 무게의 케이블을 감고 옮기는 ‘턴테이블 시스템’, 케이블을 수직으로 합침하는 공정에서의 최적화 등이 핵심 경쟁력인데, LS전선이 많은 시행착오와 막대한 투자비용을 들여 얻은 노하우를 대한전선이 가져갔다는 것이다. 

반면 대한전선은 2009년부터 해저케이블 공장·생산을 연구해왔으며, 2016년 이후 당진 케이블공장에 수직연합기, 턴테이블 등 해저케이블 생산 설비를 설치하는 등 생산 노하우는 이미 확보했다고 반박했다.  

또 대한전선이 LS전선 공장과 동일한 설계를 요구했다는 의혹에도 사실이 아니며, 공장설계 노하우 자체는 제조공정 순서대로 배치되기에 ‘핵심 기술’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운건축사무소에 사전접촉했다는 주장에 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며 경쟁입찰로 설계업체를 선정했다고 해명했다.
 
LS전선 대한전선 '설계 유출' 공방, 세계 전력망 시장 커지는데 파열음 증폭
▲ LS전선의 해저케이블공장(왼쪽), 대한전선의 당진해저케이블공장(오른쪽)

전선업계에서는 전 세계적인 해상풍력 발전소 증가 국면에 따라 송전망 사업 수주기회가 열린 가운데 두 회사의 진실공방이 제 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월14일 LS전선과 대한전선은 영국 송배전기업 내셔널그리드가 발주하는 40조 원 규모의 초고압직류송전 케이블 공급사업 프레임워크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계약에 참여한 전선기업은 두 회사를 포함해 6곳에 이른다.

프레임워크 계약은 계약기간 일정 조건으로 제품·서비스 공급하는 계약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내셔널그리드가 발주할 초고압직류송전케이블(HVDC) 정식계약을 놓고 참여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종은 다르지만 지난해 10월 호주 호위함 사업 입찰에서 나란히 고배를 마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갈등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 회사가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수주를 놓고 개별입찰에 나선 것이 수주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국내 전선업계 1·2위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은 공장설계기술 유출건 이외에도 특허 분쟁, 공동피고소송 등으로 얽히며 건건이 대립을 지속해왔다.

지난 3월에는 대한전선이 LS전선의 부스덕트 특허를 침해했다는 점이 인정돼 LS전선에 15억 원을 배상하라는 2심 판결이 나왔다. 양사가 상고하지 않으며, LS전선의 판정승으로 일단락됐다.

반면 기아의 화성공장 정전과 관련한 피해배상 소송에서는 기자재를 납품한 대한전선에 배상책임이 없고, 전력공급망 시공을 맡은 LS전선 단독 배상 책임만 인정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전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사의 대립이 서로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정도로 확대된다면, 정부 차원에서도 중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LS그룹과 한진그룹은 3월28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대한전선의 모기업 호반그룹이 두 그룹의 지주사 LS·한진칼의 지분을 ‘단순투자’ 목적으로 3%·18%씩 보유하자, 두 그룹이 연합전선을 펼쳤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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