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애 기자 grape@businesspost.co.kr2025-05-0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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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균 한국전력기술 사장이 사업 포트폴리오에 원전에 이어 해상풍력도 더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전력기술이 원전 설계에 이어 신재생에너지인 해상풍력 EPC(설계, 조달, 시공)로 수출 분야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태균 한전기술 사장은 한전기술이 성장성이 커지는 원전 중심의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에 해상풍력 기술 수출까지 더해 이중으로 실적을 확대하는데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4일 한전기술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책 방향 및 시장 확대에 맞춰 해상풍력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고영숙 한전기술 신재생에너지처장은 최근 '해상풍력 수출산업화를 위한 공공의 역할' 국회 토론회에 참여해 한전기술의 해상풍력사업 수출에 대한 의지 및 관련 역량을 내세웠다.
고 처장은 "한전기술은 대한민국의 원전 및 화력발전소 수출에 참여한 기업"이라며 "발전소 설계 역량을 토대로 해상구조물 설계 역량을 갖춘 국내 조선사와의 협업을 통해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설계기술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기술은 실제 해상풍력 사업을 수행해보면서 발생한 문제점, 설계 개선 사항 등을 반영해 국내 해상풍력 설계규격 및 기술 표준화, 설계모델 수립, 나아가 수출형 설계모델 개발까지 진행할 계획도 세웠다.
이뿐 아니라 국내 풍력 발전단지 가운데 공공주도로 이뤄지는 곳에서 지속적으로 참여해 국내 사업에서부터 해상풍력 발전단지 설계와 개발, 운용 역량을 강화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한전기술은 풍력사업의 설계단계 뿐만 아니라 개발단계부터 운영 보수 단계에 이르는 사업의 전주기 공급망에 설계를 비롯한 기술 용역사업을 수행하면서 주기기를 포함한 각종 설비 구매 및 조달 지원, 품질 검사, 설치 및 건설 감리, 운영지원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 해상풍력 특별법 제정과 올해부터 새로 시행되는 풍력발전 고정가격 입찰 시장에서 공공주도형 시장의 개설 등을 통해 앞으로 해상풍력 산업에서 한전기술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100메가와트(MW) 제주한림해상풍력 발전단지 건설 설계·조달·시공(EPC) 사업, 풍력발전 사업타당성조사용역(여수연도, 서남해, 한빛원전 인근 등 다수), 부유식 해상풍력 운영유지 및 사업화방안 검토용역, 해상풍력발전 전력계통 연계 조사 용역, 해상풍력 실증단지 설계 및 해상풍력자원 평가기술 개발, 노후 풍력발전단지의 가용성 향상을 위한 리파워링 전주기 기술 개발 등의 경험을 쌓았다.
특히 지난 2월 국내 최대 규모인 제주한림해상풍력(100MW) EPC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것은 해상풍력 분야의 기술력과 사업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한전기술은 제주한림해상풍력 EPC 사업을 통해 5.56MW급 해상풍력발전기 18기를 설치했고, 사업개발부터 인허가, 설계, 구매, 시운전까지 모든 과정을 기한 내에 완수한 경험을 확보했다.
고정식 해상풍력과 관련해서는 단지설계 기준서를 포함한 19건의 기준서, 규격서 그리고 풍황자원해석 및 9건의 매뉴얼 및 절차서로 구성된 한전기술 고유의 설계표준문서를 구축해 설계 수행에 적용하고 있다.
한전기술은 3월부터 시행된 해상풍력특별법 등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해상풍력 기술 고도화와 사업 확대를 위한 내부 워크숍과 전략 수립을 진행하는 적극적 모습도 보이고 있다.
한전기술은 2023년에는 포스코이앤씨와 '국내 해상풍력 발전사업 개발협력'을 맺고 상풍력 설계부터 실행까지 전반적인 사업 검토와 신규사업 발굴에 협력하며 공기업과 민간기업 간 상생협력 모델을 구축해 시너지를 도모하기도 했다.
해상풍력에 힘주기 시작한 한전기술은 기존 주력사업 분야인 원전 수출과 관련해서는 올해 당장 체코 두코바니 원전에서만 1조 원이 넘는 수주가 기대되고 있다.
체코 정부는 지난해 7월 두코바니 5·6 호기 원전 건설 계획을 먼저 확정해 한국수력원자력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 고명숙 한전기술 신재생사업처장이 28일 '해상풍력 수출산업화를 위한 공공의 역할' 토론회에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전력연맹>
한수원은 곧 최종 계약을 맺고 인허가 절차 등을 거친 이후 2029년 착공에 들어가며 한전기술의 수주는 본계약이 체결된 이후 수개월 내에 체결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한전기술은 보통 전체 사업규모의 0.6~0.7% 수준에서 수주규모가 이뤄지기 때문에 체코 원전 관련 수주 1조 원대 초중반 예상된다"며 "UAE의 바라카 원전 1~4호기의 성공적 수행 등을 고려하면 신규 원전 5·6 호기의 수주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 등으로 원전 설계 기술 수출 확대 가능성도 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과 민간 원자력 산업 개발 협력에 관한 사전협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 배제를 토대로 한다. 이에 1.4GW 규모 원전 2기 건설을 추진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우리나라가 원전을 수주하는데 유리할 위치에 설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지난 4월 취임한 김태균 한전기술 사장은 약 6개월간의 리더십의 빈자리를 채우며 체코 두코바니 원전 등 해외 사업 체결과 투자 결정 등에서 빠른 업무 추진을 해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해상풍력에서 이중의 성장동력을 만들어 나가는 데도 힘줄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전력 및 에너지 분야 전문가로서 국내 사업 중심에서 해외 사업으로 한전기술의 실적 기반을 확대해야 하는 역할을 맡게 된 셈이다.
김 사장은 1996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해 전력연구원 전력계통그룹장, 송변전연구소장, 연구전략실장, 전력연구원장, 기술기획처장, 기술혁신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취임 인사에서 "소형모듈원전(SMR),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수소, 핵융합 등 미래 에너지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기술은 국내 대형원전 사업 중심으로 매출 비중이 늘어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전기술은 지난해 매출 5534억 원, 영업이익 548억 원을 거뒀다. 2023년보다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91.9% 늘어난 것이다.
구체적으로 매출 증가는 원전 분야에서는 신한울 3,4호기 종합설계용역과 계통설계용역 ,신고리 5,6호기 종합설계용역과 계통설계용역 등에서 발생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제주한림해상풍력 발전단지 건설, 인도네시아 PLN 가스엔진발전소 등 EPC 사업 매출이 기여했다.
한전기술 관계자는 "한전기술은 탄소중립시대에 대응해 무탄소친환경 에너지원인 해상풍력 사업의 활성화와 수출지원을 위해 해상풍력 설계기술 고유화 및 표준화를 위한 기술개발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