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왼쪽 두번째)가 2024년 8월25일 '핵서울2024'행사에서 수상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쿠팡> |
[씨저널] 2024년 매출 41조2901억 원, 영업이익 6023억 원.
처음으로 ‘로켓배송’을 들고 나왔을 때에도, 매년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계획한 적자’라고 설명했을 때에도 쿠팡은 끊임없이 성공 가능성을 의심받아 왔다.
하지만 2025년 현재, 쿠팡이 성공했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쿠팡 성장의 중심에는 당연하게도 창업주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김범석 의장만큼이나 중요하게 거론되는 두 인물이 있다.
바로 김 의장이 실무를 내려놓은 2020년 말부터 쿠팡을 이끌고 있는 두 대표이사,
강한승 대표와 박대준 대표다.
◆ 쿠팡 운영의 ‘기둥’ 강한승, 내실과 시스템으로 외형을 뒷받침하다
강한승 대표는 법조인 출신이다. 서울고등법원 판사, 청와대 법무비서관, 김앤장 변호사를 거쳐 쿠팡에 합류했다. 쿠팡이 법률적 이슈에 직면했을 때 김앤장에서 해당 사건을 맡았던 인연이 계기가 됐다.
강 대표는 쿠팡의 기업 운영 전반을 시스템화하는 데 집중해왔다. 인사·노무·재무·법무 등 각 기능 부문의 정비를 통해 쿠팡이 글로벌 투자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구조로 체질을 바꿨다.
그의 주도 아래 쿠팡은 2021년 미국 나스닥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이는 쿠팡이 한국 이커머스 시장을 제패하는 것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강한승 대표는 ‘경청 리더십’의 대표 주자이기도 하다.
강 대표는 본인이 사업의 전문가가 아니라 법률의 전문가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주변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현장의 전문성과 실행력을 최대한 존중한다”며 “조직 안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토론하며 답을 찾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 24년차 ‘쿠팡맨’ 박대준, 쿠팡이츠·쿠팡플레이의 설계자
박대준 대표는 사실상
김범석 의장의 가장 오래된 동반자 가운데 하나다. 삼성전자, NHN을 거쳐 쿠팡 창립 초기부터 합류했으며, 소셜커머스 플랫폼이었던 쿠팡이 초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김 의장과 함께 이끈 핵심 멤버다.
박 대표의 강점은 빠른 실행력과 시장 감각이다. 그는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 등 쿠팡의 사업 다각화 전략을 설계하고 추진한 인물이다.
박 대표의 구상을 통해 쿠팡은 ‘배송 플랫폼’에 머무르지 않고, 배달, 콘텐츠 등 생활 전반을 어우르는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었다.
박 대표의 전략은 쿠팡의 핵심 유료 서비스 ‘로켓와우’의 유지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배달·콘텐츠·마케팅이 결합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전략이 소비자의 락인 효과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쿠팡은 2024년 8월 와우멤버십 구독료를 월 4990원에서 월 7890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한쪽에서는 구독료 인상이 유료 회원 이탈의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지만, 인상 이후 유료 회원의 이탈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박 대표의 ‘락인’ 전략이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쪽에서는 강 대표가 말하는 “현장의 전문성과 실행력을 갖춘 전문가”가 박 대표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장 중심의 전략가로서 실무와 경영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왼쪽 두번째)가 2022년 12월14일 경상남도와 쿠팡의 농산물 온라인 직거래 확대 업무협약식에서 박완수 경상남도 도지사(오른쪽 두번째)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경상남도> |
◆ 확장과 내실의 조화, 두 사람의 리더십은 쿠팡 시즌2 어디로 끌고 갈까
쿠팡은 현재 '시즌2'의 시동을 걸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를 네이버와 양분하면서 시즌1이 어느정도 마무리 된 상황에서,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 확대가 다음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 문제와 사회적 책임, 수익성 기반의 신사업 구조 정비 등 국내에도 여러 가지 과제가 남아있다.
강 대표와 박 대표의 쿠팡 각자대표이사 임기는 2026년 11월까지다.
두 사람의 연임 가능성을 현재 판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쿠팡의 다음 10년도 두 사람이 끌고 갈지는 미지수지만, 최소한 쿠팡의 다음 10년을 설계해야 하는 과제는 주어져 있는 셈이다.
법률가, 경영전문가인 두 사람이 쿠팡의 시즌2를 어디로 이끌지 계속해서 지켜볼 일이다. 윤휘종 기자